분양시장 '큰 장' 섰다…대출 규제에도 청약 열기 '후끈'
전국 21곳 견본주택에 '구름 인파'…'고덕 아르테온' 첫날 1만명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처음 개관한 전국 21곳의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금융결제원의 청약결제 시스템 정비와 추석 연휴 등으로 연기된 분양이 이날부터 본격화하면서 대기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에 이어 가계부채 대책까지 발표되면서 청약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오히려 내년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내 집 장만에 나서려는 사람들까지 몰려 전국의 주요 모델하우스마다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 고덕 등 서울 아파트 견본주택, 규제에도 관심 여전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분양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르테온(고덕 주공3단지 재건축) 모델하우스에는 27일 개관 첫날 아침부터 예비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개장 전부터 모델하우스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대기행렬이 800m가량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모델하우스 내부 유니트에도 평면과 마감재 등을 살펴보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상담석에는 분양가와 조건 등을 묻는 사람들이 몰려 상담 대기 번호표가 400여건이 발행될 정도였다.
회사측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6천600여명이 몰리는 등 첫날에만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방문객들의 질문은 분양가와 대출 조건, 청약 1순위 여부에 집중됐다. 특히 8·2 대책 이후 중도금 대출이 60%에서 40%로 줄면서 중도금의 20%를 계약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후 4천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로 들어서는데다 범 강남권 단지여서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특히 분양가가 3.3㎡당 평균 2천346만원으로 작년 9월에 분양한 고덕 그라시움의 분양가(2천338만원)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수요자들은 물론 일부 투자 수요도 보인다"고 말했다.
고덕동의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고덕 그라시움에는 1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이 서울 은평구 응암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견본주택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3천200명이 다녀갔으며 하루동안 5천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됐다.
평일임에도 1시간 정도 줄을 서야 견본주택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분양 관계자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1천699만원으로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2천175만원)보다 낮아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예비 청약자들은 상담석을 찾는 경우가 많았으며, 특히 이번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대출 문의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서울 중랑구 면목동 '사가정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에도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7일 모델하우스 개관 전부터 300m 이상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10시 30분이 넘어서면서부터 사람들이 몰려 100면의 주차장을 2배로 늘려야 했다.
방문객들로부터는 청약 가점과 1순위 자격 등을 묻는 문의가 많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29년 만에 면목동에 들어서는 대단지의 브랜드 아파트여서 중랑구는 물론 동대문·노원구 일대 내집 마련 수요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8·2 대책 이전 분양 열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 수도권·지방 새 아파트에도 실수요자 몰려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서 문을 연 오피스텔도 예비 청약자들로 북적였다.
SK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공급하는 아파트·오피스텔로 구성된 주상복합단지 '송도 SK뷰 센트럴'의 견본주택에는 개관 첫날인 이날 오후 1시까지 3천명이 다녀가는 등 하루 동안 7천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추산됐다.
SK건설 관계자는 "방문객들 가운데는 30~40대의 젊은 부부가 많았다"며 "최근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된 만큼 상담석에서 중도금 대출을 문의하거나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공급 자격 조건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부평 아이파크에는 오전에만 1천명이 몰리는 등 개관 첫 날 5천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됐다.
회사 관계자는 "부평 인근에 노후 주택단지가 많아 새 아파트에 거주하려는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다"며 "7호선을 이용해 서울로 퇴근하려는 신혼부부 등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제일건설이 경기도 시흥시 은계지구에 공급하는 '시흥 은계지구 제일풍경채'의 견본주택에는 오픈 첫날인 이날 약 4천5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지는 시흥 은계지구 마지막 민간분양 물량으로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 84㎡ 이하 중소형이 100%를 차지한다.
시흥시는 정부 부동산 규제를 피한 비조정대상지역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청약통장 가입 후 1년이 지나고 납입횟수가 12회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단, 공공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한 전용 85㎡ 이하 아파트여서 100% 청약가점제이며,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된다. 전매 제한은 1년이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은계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물량에 소사~원시선 개통 예정이라는 호재도 있어 실수요자 외에 투자자들까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도 수요자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이 컨소시엄으로 공급하는 '광주 그랜드센트럴'의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인 26일에만 5천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평일임에도 견본주택에 입장하기 위한 긴 줄이 하루종일 이어졌고 내부에서도 종일 분양 상담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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