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 '수더분한 듯 날카롭게'…국토위 최경환
DJ 마지막 비서관 출신…'사회적 약자편서 질의' 평가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수더분한 인상에 차분한 성품이지만 정책질의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날카롭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약 중인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에 대한 동료 의원들의 평가다.
차분한 성격의 최 의원은 빠르지 않은 말투의 소유자로, 그동안 국감 현장에서 목소리 한번 높이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차분함 속에서 누구보다 날카로운 질의와 성실함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는 답변을 꾸준히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광주 북구을을 지역구로 둔 최 의원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으로, 숱한 기획업무로 다져진 꼼꼼함과 성실함이 '송곳질의'의 토대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다.
초선인 최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특히 장애인이나 청년 등 사회적 약자에 초점을 맞추고 기존 관행과 제도 속에 숨은 편법과 비리를 핀셋처럼 집어내고 있다.
최 의원은 25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콜택시의 차량안전 성능이 국제 표준 기준에 미달한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차량을 리콜 조치해 안전장치를 보강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통해 최 의원은 박원순 시장으로부터 "관련 조사를 해서 안전조치를 취하겠다"라는 답변을 끌어냈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국감에서는 직접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국 민간 임대아파트 절반이 법정 최고치(5%)만큼 임대료를 올려왔다는 점을 밝히고, 김현미 장관에게 과도한 임대료 인상 제어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른바 '3포 세대'로 불리는 사회적 약자인 청년들의 입장에 서서 채용비리를 낱낱이 밝히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또 지난 20일 코레일 국감에서는 간부직원 자녀를 합격시키는 등 파업 대체 인력 채용에 특혜가 있었다고 질타해 코레일로부터 해당 채용전형을 폐지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지난 24일 국감에서는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1만명을 연내 정규직화 하겠다고 선언한 뒤 용역업체가 신규직원 1천12명을 채용하면서 친인척·지인을 대거 포함시킨 것을 밝혀,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부정한 취업이 드러내면 모두 무효화 하겠다"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적폐'와 '신적폐' 구도의 이번 국감 정국에서 어느 편에도 휩쓸리지 않는 정책질의를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최 의원은 "특히 약자와 서민의 편에 서서 정책에 접근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면서 "관행이 돼버린 제도 속에 숨겨진 불공정함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국민이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여당은 시민적인 공감없는 적폐 청산 논리로 접근해 여당도 야당도 아닌, 준비안된 여당의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이런 상황 속에 차분히 과거와 현 정부 모두를 지적하며 정책국감을 했다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다.
s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