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최초 '백령 도축장' 내년부터 폐쇄
옹진군 "이용농가 적고 시설 노후화…육지 도축장 이용 지원"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990년대 후반에 지어져 20년간 운영된 인천 섬 지역의 유일한 도축장이 내년부터 사라진다.
인천시 옹진군은 시설이 낡고 이용자가 적은 백령 도축장을 올해 말까지만 운영하고 폐쇄한다고 26일 밝혔다.
수년 전부터 백령도의 축산농가 수가 급감했고, 도축장 탓에 무허가 축사가 잇따라 생겨남에 따라 축산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과 악취 민원이 최근 잇따른 점을 고려했다.
이 도축장이 개장할 당시인 1998년 백령도에는 농가 560곳에서 소, 돼지, 흑염소 등 6천200여 마리를 사육했으나, 올해 현재 농가 20곳에서만 소 125마리와 돼지 700마리 등 총 1천25마리를 키우고 있다.
분뇨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은 무허가 축사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옹진군은 농가 4곳을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백령도에서 도축되는 소나 돼지의 85%가 군부대 납품용이며, 백령도 내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15% 정도밖에 되지 않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점도 참작했다.
옹진군은 양축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인천 등 육지 도축장을 이용할 경우 도축운송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도축장이 아니더라도 자가소비나 마을잔치 때 쓸 돼지 등의 도축은 가능하도록 관련 고시 개정을 인천시에 건의할 계획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일부 농가만 이용하는 백령 도축장에 매년 많은 예산(2억6천만원)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지역 주민 상당수가 불만을 제기했다"며 "무허가 축사를 운영하는 소수 농가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해 시설 폐쇄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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