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톨게이트에 설치된 '지하통로'의 비밀을 아시나요?
톨게이트 횡단 인명사고 빈발, 최근 3년 사이 13명 봉변
톨게이트마다 징수원 이동용 지하통로…"이용 적극 알려야"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매년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보행자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톨게이트 지하통로가 사고를 예방할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거론된다.
모든 톨게이트마다 요금 징수원이 이동하는 지하통로가 개설돼 있지만 정작 이를 아는 운전자가 많지 않아 도로공사측의 적극적인 홍보 노력이 요구된다.
전주 톨게이트에서 지난 24일 발생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단적인 예이다.
사고의 발단은 당일 오전 9시께 A(43·여)씨가 탑승한 하이패스용 단말기 미 부착 차량이 하이패스용 차로로 잘못 들어서면서 비롯됐다.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차량은 곧바로 갓길에 멈췄고 운전석 옆 자리에 탔던 A씨가 통행권을 얻어오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반대편 도로공사 영업소쪽으로 가기 위해 무심코 길을 건너던 A씨는 톨게이트로 진입하던 고속버스 차량에 치여 결국 숨졌다.
당시 톨게이트 양측에는 '지하통로를 이용해달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지만 이를 미처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9월 28일에도 충남 서산 톨게이트에서는 한 보행자가 같은 실수로 유명을 달리했다.
하이패스 차로를 무단횡단하던 한 보행자를 해당 차로로 진입하던 승용차가 들아 보행자가 숨진 것이다.
지하통로 이용 권고 문구와 진입 방지 펜스를 무시하고 톨게이트를 가로 지르다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년(2014∼2016년) 동안 톨게이트 무단횡단 사고 사망자는 3명, 부상자는 10명에 달한다.
사고는 주로 하이패스 차로로 잘못 진입한 운전자가 통행권을 발급받거나 하이패스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길 건너편 영업소로 무단횡단을 하다 발생한다.
톨게이트에는 요금업무를 보는 사원들이 이동하는 지하통로가 있지만 이를 아는 운전자가 드문 실정이다.
지하통로는 영업소와 요금소를 오가는 직원의 이동통로이자 톨게이트 이용객이 영업소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톨게이트마다 다르지만, 전주 톨게이트를 기준으로 보면 지하통로의 길이는 약 70m에 달한다.
폭과 높이는 각각 2.5m로 일반인이 지나는 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이며, 전국 톨게이트 모두 동일하다.
한국도로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TG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한 상황에서 영업소에 볼일이 있다면 반드시 지하통로를 이용해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며 "지하통로 이용 권고 문구를 여러 군데 붙여 놓고 진입 방지 펜스도 설치했지만 이를 무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차량의 운전자는 하이패스 차로를 지났을 때 꼭 통행권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부득이하게 잘못 진입했때 멈추지 말고 운행하면 다음 구간에서 요금을 정산하거나 추후 납부하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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