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교 장관, 강경 구제금융 주도 쇼이블레 장관 비난
"EU 회원국을 독일의 적으로 만들어"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이 이례적으로 메르켈 내각의 동료였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비난하고 나섰다.
2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가브리엘 장관은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퇴임하는 쇼이블레 장관이 유로존 구제금융에 대한 강경 태도로 거의 모든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독일의 적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쇼이블레 장관에 대한 가브리엘 장관의 이례적인 비난은 지난 4년간 앙겔라 메르켈 내각의 깊은 분열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75세의 쇼이블레 장관은 연방의원직을 오랫동안 유지한 독일 정계의 원로로 이번 재무장관 퇴임과 함께 하원의장에 선출됐다. 재무장관 재임 중 메르켈 총리의 노선을 충실히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브리엘 장관은 이전 메르켈 내각의 경제장관과 부총리로 일한 바 있어 그의 쇼이블레 장관 비난은 더욱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쇼이블레 장관은 독일 경제의 호황을 이끈 각료로 평가받고 있으나 유럽 정계에서는 분열적인 인물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특히 남유럽국들에 대한 구제금융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 그리스 등지에서는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브리엘 장관의 비난은 쇼이블레 장관의 정책이 메르켈 정부 내에서도 지지를 잃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민당(SPD)을 이끌고 메르켈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가브리엘 장관은 지난달 총선에서 최악의 패배를 기록하면서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신임 내각을 구성할 때까지 당분간 각료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쇼이블레 장관의 후임은 메르켈 총리와 연정 참여 협상을 벌이고 있는 자민당(FDP) 측에서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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