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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가계부채 절반이 '상환능력 불투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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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가계부채 절반이 '상환능력 불투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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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시론] 가계부채 절반이 '상환능력 불투명'이라니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다주택자나 아파트 집단대출의 고삐를 죄어 가계부채 증가율을 연간 8% 아래로 낮추고, 현실화된 금리상승으로 상환능력이 취약한 가구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종합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가 도입되고 규제 강도가 더 높은 총체적 상환능력비율(DSR)의 적용 시기도 당초 2019년 이후에서 내년 하반기로 앞당겨진다. DTI란 소득과 부채상환액을 비교해 대출 가능한 액수를 정하는 것이다. 현행 DTI에서는 기존 대출의 이자와 신규 대출의 원리금을 부채상환액의 기준으로 삼았으나 신 DTI에서는 기존·신규 대출의 원리금이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DSR는 주담대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이 부채상환액에 포함되기 때문에 주담대가 더 까다로워진다. 한마디로 자기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빌려준다는 의미다.


    금리상승 시기에 가계부채 억제는 저소득, 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에 고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정부는 이런 가계의 부실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맞춤형 지원책을 내놨다. 지난해 말 기준 1천90만 가계부채 가구가 보유한 부채는 1천343조 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 중 746만 가구(68.4%)가 보유한 724조 원(53.9%)만 상환능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바꿔 말하면 액수 기준으로 나머지 절반가량은 부채 가구의 자산이나 소득이 불충분해 상환 여력도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이미 부실화 정도가 심해 상환이 불가능한 부채 100조 원과 부실화 우려가 있는 94조 원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부채 취약가계의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 6∼9%의 연체 가산금리를 3∼5%로 낮추기로 했다. 또 상환 불가능으로 분류된 가구의 1천만 원 이하, 10년 이상 소액 연체채권은 소각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생계형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저리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014년까지만 해도 증가율이 그리 높지 않았다. 2005∼2014년의 연평균 증가율은 8.2%로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8% 아래로 관리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말 1천25조 원이던 가계부채가 2015년 말 1천138조 원, 2016년 말 1천269조 원으로 각각 11.02%, 11.5% 증가했고 2017년 8월 말 현재는 1천406조 원으로, 8개월 사이에 10.08% 늘었다. 가계부채가 이상 증가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4년 7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체제가 출범한 시기와 대략 비슷하다. 최 부총리는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내세워 부동산 관련 규제를 거의 다 풀었고, 한은에는 저금리 기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방향을 잡은 경제정책은 이처럼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 부양으로 건설투자가 늘고 집값이 오르면 집을 가진 사람들의 자산소득도 늘어나 심리적으로 내수경기에 도움이 되리라는 게 당시 경제팀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금리로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규제마저 풀리다 보니 너도나도 대출받아 집을 사는 '투기판'이 되고 말았다. 엄격한 대출심사를 통해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돈을 빌려줘야 하는 금융기관마저 '이자장사'에 혈안이 돼 제 역할을 못 했다. 그 결과 경기 부양 효과는 간데없고, 눈덩이처럼 늘어난 가계부채와 걷잡을 수 없이 뛴 집값만 남았다. 정부는 과거 정권의 이런 잘못을 반면교사로 삼아 지금부터라도 가계부채관리와 부동산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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