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멈추라, 군사해법 기대말라" 트럼프에 쏟아진 대북조언들(종합)
파네타 전 美국방 "장기적인 전략 집중하라", 마운트 "참수작전 중단해야"
볼턴 "북·중에 선제공격 용의 있다는 점 분명히 해야"…일부 강경론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내달 초 한·중·일 순방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경고성' 조언들이 쏟아졌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말폭탄 전쟁'이나 군사적 해법 시사와 같은 도발을 자제하고 전략적 해법 마련에 치중하라는 전직 관료와 전문가 의견이 많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더 강하게 나서라는 주문도 없지 않았다.
23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 따르면 리언 파네타 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D.C에서 허드슨 연구소가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 수위를 낮추고 장기적인 전략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에서 긴장 수위를 높일 뿐
이라며 이는 결국 "더 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실수, 오판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킨다"고 지적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그보다 "한반도에서 역량과 강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트럼프 정부에 강조했다. 이는 더 나은 봉쇄, 억제 정책과 대북 경제제재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정권에 영향을 미치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 그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증명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이를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한반도 미군 주둔과 현재 진행 중인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격추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발하는 등 한국과 일본에서의 안보 강화도 언급했다.
그는 현 상황을 엄청나게 많은 발화요인이 존재하는 "위험한 세계"라고 진단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매우 강한 미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의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CNN방송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 대한 도발은 멈추고 억지 정책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교착상태를 군사적 영역으로 밀어 넣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분명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준다"며 "원하지 않은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이 정말로 북한을 억지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정부는 북한 문제에 대한 군사적 해법이 있다는 헛된 희망은 제쳐놓고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경솔한 위협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참수작전'과 관련, "맞든 틀리든 김정은이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가 진행 중이라고 믿는다면 이는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 작전으로 김정은을 위협하는 일을 멈추라고 한미 양국에 권고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경솔한 위협을 중단한 후에 미국과 동맹국이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방위적 성격의 추가 군대 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현실적인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 도발을 억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주간 단위의 항공모함 방문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 폭스뉴스에 출연, 미국이 북한 핵무기를 인정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인질'로 잡히는 것이라며 '북한 핵보유국 인정' 주장을 일축하는 등 강경론을 옹호했다.
북한 문제에 있어 매파로 꼽히는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정부가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 군사 행동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북한과 중국에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희망적이게도 북한에서 이러한 무기를 없애는 평화적인 방법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시간이 얼마 없다. 그게 힘든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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