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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집권2기] ②中'신형 국제관계'는…도광양회·유소작위→분발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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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집권2기] ②中'신형 국제관계'는…도광양회·유소작위→분발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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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집권2기] ②中'신형 국제관계'는…도광양회·유소작위→분발유위

中,외교·안보·군사 소극→적극 전환…美엔 '신형 대국관계' 지속 추구

美리더십 공백노린 '포용·상생' 외교노선…中,핵심이익 침해엔 단호대응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집권2기의 외교분야 '키워드(key word)'는 단연 '신형 국제 관계'의 선언이다.

시 주석은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상호 존중과 공평·정의, 협력, 상생을 신형 국제 관계의 밑그림으로 제시했다. 방법론으로 중국이 인류 운명공동체 추구와 평화외교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레토릭(외교적 수사)으로 보인다.

신형 국제 관계 선언이 나온 배경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속에 자유무역협정·기후변화협약·대외 원조 분야에서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가운데 신형 국제 관계 추구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이제 중국은 더는 움츠리지 않고 경제·외교·군사 분야에서 외부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의 신형 국제 관계는 수세적이 아닌 공세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덩샤오핑(鄧小平) 때부터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외교정책이 미덕으로 작용해오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 정책으로 바뀌는 와중에 이젠 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신형 국제 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의 도광양회와 유소작위의 기조를 벗어나 분발유위(奮發有爲·분발해 성과를 이뤄낸다)로 변한 것"이라며 "중국의 외교가 더 적극성을 띠고 세계 리더 국가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외교 소식통은 이어 "중국의 경제 발전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위상에 맞는 외교정책과 국제질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신형 국제관계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업무보고를 통해 '인류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을 10여차례 사용한 것은 미국의 보호주의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이익만을 챙기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시 주석은 '함께 살자'는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신형 국제 관계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한 미국을 대신해 기후협약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선데다 자유무역의 선봉에 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국제적인 연대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건립이야말로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신형 국제 관계 구축노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신형 국제 관계는, 대미 관계에 있어선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집권1기에 중국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를 상대로 중국이 주요2개국(G2)로 성장한 만큼 양국 간에 '신형 대국 관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오바마 미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트럼프 미 행정부 역시 아예 무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미국과의 신형 대국 관계 설정 의지를 아예 접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중국 부흥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에 도전하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시 주석은 19차 당대회 기간에 "서구 자유민주제도를 배울 필요 없다"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강조한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결국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경제력을 키운 시 주석의 중국은, 트럼프 미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로 생긴 미국의 부재를 틈타 외교·군사 방면에서도 중국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신형 국제 관계를 지향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목적에 접근하는 데 미국엔 신형 대국 관계 요구를, 여타 다른 국가들에겐 신형 국제 관계 요구라는 접근법이 유효해 보인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신형 대국 관계가 미중 간 관계를 규정하는 것이라면, 신형 국제 관계는 미국의 리더십 공백을 기회 삼아 대상 범위를 확대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외교정책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당 대회 보고에서도 포용과 상생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을 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신형 국제 관계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은, 중국이 다른 국가에 기본적으로 호혜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자국의 핵심이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은 역시 업무보고에서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며 "중국은 타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자국의 발전을 도모하지 않겠지만, 자신의 정당한 권익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토분쟁,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등의 사안에 대해 중국 핵심이익과 관련됐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해당 사안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신형 국제 관계를 표방한다 해도 사드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이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전반적인 평가"라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중국이 신형 국제관계에서 상생을 강조하지만, 사드 문제 등 중국의 이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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