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방문 앞둔 교황, 로힝야 아동 난민에 깊은 우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다음 달 미얀마 및 방글라데시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악의 유혈사태를 피해 국경을 넘은 로힝야족 아동 난민의 고통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24일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무려 20만 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아이들이 난민 수용소에 있다"며 "그들에게는 먹을 권리가 있음에도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렸고, 의료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이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 초소를 습격한 지난 8월 25일 이후 미얀마군이 토벌 작전에 나서면서 지금까지 6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촌으로 도피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유니세프)은 전체 난민의 58%에 해당하는 32만명이 어린이들이며, 아동 난민 네 명 중 한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도피 과정에서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가 된 아이들도 1만4천 명에 육박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나 인신매매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 달 26일부터 12월 2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방문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 수장인 교황이 불교국가인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틴 초 대통령 등과 면담할 예정이지만, 로힝야족 유혈사태가 벌어진 서부 라카인주(州)나 국경 이탈 난민이 수용된 방글라데시 난민촌 방문 계획은 없다.
그러나 교황은 지난달 27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서 "종교적 소수인 로힝야 형제들이 박해받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로힝야족 문제를 언급해왔다.
이에따라 이번 아시아 순방 중에도 로힝야족에 관한 언급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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