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평창올림픽 성공 직감…北 긍정적 신호 있다"
北지도자 거론 "세계인 축제에 도발할 만큼 머리 나쁜 사람은 아닐 것"
그리스 한국 지상사 초청 간담회…"그리스는 대단히 고마운 나라"
(아테네=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평창올림픽은 여러 가지 걱정도 있겠지만, 저는 성공할 것이라 직감한다"며 "(북한의) 긍정적 신호가 몇 가지 있지만, 아직 공개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그랜드브랜땅 호텔에서 개최한 한국 지상사 대표 조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은 북한의 KAL기 납치 직후에 열렸다. 그래도 역사상 최다 국가가 참가한 올림픽이 바로 서울올림픽이었다. 그 이전 LA올림픽은 반쪽이었는데 서울올림픽은 소련·중국이 모두 참석해 온전한 올림픽이 됐고 냉전 해체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 월드컵은 연평해전 직후에 열렸는데도 성공했다. 평창올림픽도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인의 축제가 있는데 거기에 도발할 만큼 (북한 지도자가) 머리 나쁜 사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그런 기회에 북한 지도자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불안감이 아니라 우리도 평화를 원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던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생각은 그분의 자유지만, 저라면 그런 생각을 할 것 같다"며 북한 선수 2명이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소식을 덧붙였다.
이 총리는 지난 9월 장웅 북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올림픽 매체인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와 올림픽은 별개 문제라고 확신한다. 평창올림픽에서 어떤 큰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던 내용도 소개했다.
이 총리는 그리스 지상사 기업인들에게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라고, 여러분 기업 모두 성공하셔서 그리스 사회에서 인정받고 한-그리스 관계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1961년 한-그리스 수교 이래 한국 국무총리가 그리스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스는 6·25전쟁에 참전한 우리의 혈맹이자 우방국이다.
이 총리는 "5월 말 총리로 임명되고 나서 첫 해외순방이다. 제일 큰 목적은 평창올림픽 성화 채화식 참석"이라며 "그리스 대통령 예방·총리회담을 통해 주로 올림픽을 도와달라 하고, 한-그리스 협력 범위를 넓히자는 얘기를 주로 나누게 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한국이 그리스에 신세를 많이 졌다며 양국 관계를 '호혜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1950년대 한국전쟁에 그리스는 1만581명을 파병했다. 그리스가 해외에 파병한 기록으로는 최대 국가가 한국"이라며 "1970년대 정주영이 불도저같이 조선산업을 시작했을 때 맨 먼저 한국 배 2척을 수주한 것이 그리스다. 그것이 오늘의 조선 강국, 대한민국을 만든 시작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한국에서 배를 사겠다는 수주량의 22%를 그리스가 차지했다. 대단히 고마운 사이"라며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일 수 없으니 우리도 그리스에 좀 더 많은 도움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선급,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 포스코대우, 삼성전자, LG전자, LG CNS, 한화, 토탈소프트 등에서 기업인 10여명이 참석했다.
신정도 한국선급 본부장은 답사를 통해 "그리스 사정이 어렵지만, 각자 열심히 뛰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행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주재원 대부분이 내일 휴가를 내고 올림피아서에서 열리는 성화 채화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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