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충남도 국감 안희정 핵심정책 '3농 혁신' 놓고 공방(종합)
"농어업인 소득 증대 도움 안 돼" vs "전국적으로 확대할 모범 사례"
한때 '동성애 옹호' 문제로 파행…안희정 "차별 극복 노력 계속할 것"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이재림 기자 =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충남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가 안희정 충남지사의 핵심정책인 '3농 혁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3농 혁신은 농어촌·농어업·농어업인 혁신을 통해 고령화 및 소득감소 등으로 약화된 농어업인의 자생력을 키워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자는 민선 5·6기 안 지사의 핵심정책이다.
야당은 3농 혁신 정책에 대해 농어업인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 폐기해야 할 정책이라고 비판했지만, 여당은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할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안희정 지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은 "안 지사가 취임 당시 3농 혁신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 때만 해도 정확하게 진단하고 방향을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충남은 농어업 인구, 재배면적, 생산량 감소는 물론 농어업인의 소득도 전국 꼴찌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안 지사가 최근 농어촌 방문보다는 특정 정당 행사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며 "충남도민이 실망할 수 있는 만큼 충남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3농 혁신 정책의 결과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며 "다른 시·도는 농업 소득이 대부분 증가했는데, 충남은 이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감소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홍문표 의원은 한발 나아가 3농 혁신을 폐기해야 할 정책으로 지목했다.
홍 의원은 "2012년부터 내년까지 3농 혁신에 투입되는 예산이 9조7천817억원인데, 이렇게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도 당장 손에 쥘만한 게 없다"며 "7년간 정책을 추진하고도 성과가 없다면 정리하거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충남도민 두 명 중 한 명은 3농 혁신을 알지 못한다고 응답한 '2017 도민 정기여론조사' 결과가 담긴 보도자료를 통해 3농 혁신을 폐기해야 할 정책으로 꼽았다.
조사 결과 도민 49.0%는 3농 혁신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으며 3농 혁신이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응답도 59.4%에 달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통계청이 최근 10년간 실시한 농가경제조사 자료 분석 결과를 통해 충남 농가소득은 2006년 3천689만원이었으나 지난해 3천496만원으로 5.2%(193만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충남은 지난 10년간 전국 농가소득 상위권에서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농가소득 하락을 방치하지 말고 농가소득 증가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충남도가 3농 혁신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공공형 농업직불금 제도'에 대해 "농업이 가진 환경보전적 기능과 농촌 지역사회 보전 측면 등을 판단할 때 꼭 도입해야 할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이어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측면에서 전국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자료와 경험을 정부에 설명해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김현권 의원도 "농업 선진국들은 가격 보전이나 산업적 측면이 아니라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주목하면서 공익적 가치 이행 여부에 따라 공익형 직불금으로 지급하며 농민 소득을 증진하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의원은 이어 "농업 예산의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농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도 "농업정책은 장기적인 국가 문제로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책의 효과가 1∼2년 사이에 나오는 게 아닌 만큼 국가적 중요성을 놓고 봤을 때 농업을 지키는 일을 꾸준히 했다"고 호평했다.
박 의원은 또 "충남도가 진행하는 공공형 농업직불금 제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농업인의 소득 안전망 확충을 위해 공공형 농업직불금 제도를 국정과제로 채택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도 "3농 혁신은 실패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정책을 선도하는 정책"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충남도는 농업이 가진 다원적 기능에 대한 공감대를 두껍게 하면서 농민 지도자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며 "농어업인의 입장에서 항상 그들과 함께 농어업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때아닌 '동성애 옹호'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충남도민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충남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할 우려가 커 조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기독교 단체의 주장을 언급하며 동성애에 대한 안 지사의 견해를 묻는 말이 발단이 됐다.
민주당 소속 설훈 위원장이 "김 의원의 발언 내용이 우리 위원회와 관련이 없다"고 지적하자 한국당 이양수 의원이 "왜 위원장의 생각을 강요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성애 문제로 불거진 이 날 농해수위 위원들의 고성은 약 20분간 이어지다가 여야 간사가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정회 없이 남은 질의를 이어가면서 가까스로 속개됐다.
안 지사는 "인권조례는 이웃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동성애처럼 찬반 논쟁이 있는 영역에 대해서는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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