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구진 "술 조금 마시면 발음 등 외국어 말하기 능력 향상"
독일어-네덜란드어 이중언어자 50명 대상으로 연구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적은 양의 술을 마시면 외국어 말하기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과 영국의 리버풀대학, 런던 킹스칼리지의 연구진은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면서 최근 마스트리흐트대에서 네덜란드어 말하기와 읽기, 쓰기를 배운 이중 언어자 5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것으로 네덜란드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연구진들은 50명의 대상자 가운데 일부에게는 체중에 따라 술의 양을 달리해서 몸무게 70kg인 남성이 알코올 도수 5%인 술을 460㎖ 마신 것과 동등하게 맞췄고, 나머지 사람에게는 알코올이 전혀 들어있지 않은 음료수를 제공했다.
그러고 나서 연구진은 대상자들이 두 명의 네덜란드어 네이티브 스피커와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두 명의 네덜란드어 네이티브 스피커는 누가 술을 마셨는지, 마시지 않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들과의 대화 결과를 평가해서 순위를 부여하도록 했다.
또 참가자들에게도 스스로 자신의 언어능력을 평가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연구진들은 소량의 술을 마신 참가자들이 술을 마시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두 명의 평가자로부터 상당히 좋은 점수를 받았으며 특히 발음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에 참가자들의 자가 평가에서는 소량의 술이 이들의 순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들은 왜 소량의 술이 외국어 말하기 실력을 향상해주는지 원인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기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스트리흐트대학의 한 연구자는 학교 웹사이트에 올린 연구결과 발표 자료에서 "걱정을 줄여주는 알코올의 효과가 한 요인일 수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어떤 원인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는지 규명할 때까지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구자는 이번 실험대상자들이 소량의 술을 마신 사실을 지적하며 "더 많은 술을 마셨다면 외국어 발음에 좋은 효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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