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남자 사브르 대표 김준호·오상욱 '동생의 반란'
세계선수권 우승 합작한 '형님' 구본길·김정환과 대결서 승리
(진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7월 펜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단체전 금빛 찌르기를 합작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동생들'이 전국체전에서 기존의 '쌍두마차 형님' 김정환(34)과 구본길(29)을 제압하고 정상에 우뚝 섰다.
22일 충북체고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남자일반부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경북 대표인 국군체육부대가 구본길과 김정환이 포진한 국민체육진흥공단(전북)을 45-35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 김정환과 함께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로 나섰던 김준호(23)가 국군체육부대의 일원으로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앞서 20일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 '막내'인 오상욱(21·대전대)이 지난해 우승자인 김정환과의 8강전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둬 준결승에 진출한 뒤 우승까지 차지해 그야말로 이번엔 '동생의 반란'이 이어졌다.
단체전 결승을 마치고 연합뉴스와 만난 김준호는 "상대 팀 형들과 서로 잘 알다 보니 오늘 경기에선 오히려 생각이 많아져 더 힘들고 부담스러웠다"면서 "군인다운 패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준호는 "오래전부터 간판인 김정환, 구본길 선수와 오상욱 선수까지 세 명이 워낙 잘하다 보니 대표팀 단체전 엔트리 남은 한 자리엔 제가 들어가는 걸 목표로 많이 노력했다"면서 "형들을 따라다니며 노하우를 배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특히 "제가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면 흔들릴 때가 잦은 게 약점이라 형들의 경기를 보고 조언도 들으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조급증과 불안감을 털고 여유로움을 찾도록 선배들에게서 많은 조언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펜싱계에선 네 선수가 함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구면서 동생들의 기량도 동반 상승해 남자 사브르에선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준호는 "여태까지 형들이 해온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아래 어린 선수들도 못지않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정도 위치에 갈 선수가 될 테니 지켜봐 달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형들의 경험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면을 더 갖추게 된다면 몇 년 안에는 형들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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