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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무위원에 후춘화·천민얼 대신 자오러지·왕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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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무위원에 후춘화·천민얼 대신 자오러지·왕후닝"

19차 당 대회서 후계자 지정 없다는 뜻…자오러지, 왕치산 후임 맡을 듯

SCMP "시진핑 권력 강화했지만, 계파 간 타협도 중시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에 유력한 후보였던 후춘화(胡春華)와 천민얼(陳敏爾) 대신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과 자오러지(趙樂際) 중앙조직부장이 진입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2일 보도했다.

다른 상무위원들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당 중앙판공청 주임,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 왕양(汪洋) 부총리 등이 꼽혔다.

SCMP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폐막한 다음 날인 25일 열리는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7인의 상무위원이 선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공산당은 19차 당 대회 대의원으로 2천287명을 선출했으며, 이들이 중앙후보위원 170여 명·중앙위원 200여 명을 뽑는다. 중앙위원 중 정치국 위원 25명이, 여기서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 7명이 정해진다.

이 같은 명단은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전망했던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시 주석의 오른팔이었던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7상 8하(七上八下)' 원칙에 따라 퇴임할 것으로 관측됐다. 7상 8하는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만 67세면 상무위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원칙이다.

SCMP는 이 같은 인선에서 시 주석이 당의 통일과 안정을 위해 계파 간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리커창 총리가 유임한 점, 최측근인 왕치산이 당의 관례를 깨지 않고 퇴임하는 점 등이 모두 이 같은 지향점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시 주석의 후계자로까지 꼽혔던 천민얼 충칭(重慶)시 서기가 경력 부족으로 상무위원에 진출하지 못하지만, 공청단의 대표 주자인 후춘화 광둥(廣東)성 서기도 마찬가지로 진입에 실패하는 것도 이 같은 안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왕치산의 후임으로 유력했던 시 주석의 최측근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국가주석, 총리에 이어 서열 3위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 계열로 꼽히는 한정 상하이시 서기는 상무위원 내 서열 7위인 상무 부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SCMP는 서열 4위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상무위원에 진입한다면 상당한 이변으로 여겨질 전망이다. 상무위원을 맡기 위해서는 성(省)이나 직할시의 당 서기를 한두 번 역임하는 것이 관례였으나, 왕후닝은 이러한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도 2002년 상무위원에 진입할 당시 성이나 직할시 서기 경력이 없었던 선례가 있다. 왕후닝은 현재 류윈산(劉雲山)이 맡는 당 중앙서기처 제1서기 겸 중앙당교 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자오러지 중앙조직부장이 왕치산의 후임으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맡는다면 이 또한 의외의 인사로 여겨진다. 중앙기율위 서기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의 인사와 조직 관리를 총괄하는 중앙조직부장을 역임한 자오러지가 부패 고위 관료를 솎아내야 하는 중앙기율위 검사로 적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4명의 부총리 중 서열 3위로서 농업과 무역을 담당하는 왕양은 서열 1위의 상무 부총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됐다.

공청단 배경을 가진 왕양 부총리는 충칭시와 광둥성 서기 시절 뛰어난 경제적 성과를 올린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 현안에 정통해 갈수록 첨예해지는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맡을 적임자라는 얘기가 나온다.







SCMP와 보쉰의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불문율인 '격대지정(隔代指定)'의 전통을 깨뜨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격대지정은 중국 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그다음 세대 지도자를 미리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은 장쩌민 전 주석을 이을 후진타오를 미리 낙점했고, 후진타오는 시 주석을 이을 지도자로 후춘화와 쑨정차이(孫政才)를 지정했다.

하지만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는 지난 7월 부패 혐의로 낙마했고, 후춘화도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차기 후계자로 점쳐졌던 천민얼마저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시 주석의 후계자는 나오지 않게 된다.

이에 시 주석이 당 주석직에 오르는 방법 등으로 2022년 10년 임기를 마친 후에도 장기 집권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 주석이 후계자 지정 방식을 바꿔 7명의 상무위원에 진입하지 못한 차기 주자들이 25명의 정치국원 중 한 명으로서 치열하게 경쟁해 자신의 후계자 자격을 입증하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CMP는 "어느 방식이 채택되든 차기 후계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장쩌민, 후진타오 등 전직 상무위원들이 늙은 몸을 이끌고 18일 개막식에 참석해 시 주석의 연설에 박수갈채를 보낸 점에서도 확인된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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