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1월 금리 인상하려면…관전포인트는 북핵·경기
수출 증가세·중장기 물가상승 확인돼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노재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신호 3개를 동시에 내놓자 당장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은은 지난주 금통위에서 성장률 3%, 6년 만의 금리인상 소수의견, '완화정도 조정 여건이 성숙해가고 있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 발언 등 3가지 신호를 쏟아냈다.
금융시장에서는 11월 30일 금통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급히 높였다.
대신증권[003540]은 11월 0.25%포인트 인상 전망을 했다. JP모건은 내년 1분기에서 11월로 예상 시기를 앞당겼다. 삼성증권[016360]은 북핵 위험이 완화되면 연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12월 미 금리 인상 전후라며 11월도 선택지에 올렸다.
반면, 한은이 말한 대로 경기와 물가 흐름이 기조적인지 판단하기엔 한 달여는 짧다는 시각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22일 "성장 기조를 확인하기엔 11월 말은 이른 것 같다"며 "최근 물가상승은 농축산물 가격 요인이어서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이 있다고 하기는 어렵고 부동산 경기가 조금 꺾이는 조짐이고 소비 회복세도 굳건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 26일 발표되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에 눈길이 쏠린다.
한은은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각각 0.7%대 중반은 돼야 3% 성장한다고 분석한다.
4분기(10월) 장기 추석 연휴를 감안하면 3분기에 1%가 넘는 숫자가 나와야 할 거란 견해도 있다.
이에 더해 9월 사상 최대를 기록한 수출 실적이 지속할지가 주요 포인트다.
9월 수출은 추석 연휴 효과를 감안해도 매우 좋았다는 것이 한은 진단이다. 10월 1∼20일 수출도 지난해보다 더 증가하는 등 여전히 좋은 것으로 발표됐다. 세계 경제 회복세를 감안하면 수출 전망은 밝다.
그렇다면 다음 변수는 물가다. 경기가 개선되며 수요가 증가해서 물가가 오르거나,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이 예상돼야 한다.
즉, 수출 온기가 내수로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지금 물가상승률이 너무 낮아서 한은이 물가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자칫 다시 경기가 안 좋아지면 디플레 가능성을 우려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너무 한쪽만 보고 정책 방향을 얘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미국 금리 인상이 어느 정도 압박 요인이 될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10년 만에 한미 정책금리 역전을 앞두고 자본유출 우려에 선제 대응할 거란 시각이 있다.
반면 금리 결정 시 우선순위로 두고 고려할 일은 아니라는 견해가 있다. 긍정적인 거시지표를 바탕으로 국가 신인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 급히 움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북한 리스크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불안 심리만으로도 금리 인상 계획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위원을 포함하면 금통위원 7명 중 총재와 부총재까지 3명이 같은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이론적으로 1명만 더 동참하면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한은으로서는 금통위 결정에 무게가 실리도록 가급적 만장일치 결정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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