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다른' 노승열, CJ컵 1R 7오버파→2R 7언더파
입대 앞두고 아버지가 캐디 "아직 쓸 만 하시던데요"
"최고 성적 내고 입대하고 싶다"
(서귀포=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노승열(26)이 20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2라운드에서 쾌조의 샷을 날렸다.
전날 1라운드에서 무려 7오버파 79타를 치며 78명 중 77위에 그쳤던 노승열은 둘째 날에는 보기 없이 7언더파를 치며 잃었던 타수를 모두 만회했다.
이븐파 144타로 순위는 30위권으로 대폭 상승했다.
18번 홀(파5)에서는 195m 남은 상황에서 6번 아이언을 잡아 두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이어 언덕이 있는 13m짜리 이글 퍼팅을 집어넣었다.
2라운드는 1라운드와 달리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도 많이 분 탓에 선수들이 타수를 줄이는 데 애를 먹었다.
1라운드 9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전반 9개 홀에서만 3타를 잃었다. 이날 5타 이상을 줄인 선수는 노승열이 유일하다.
다음 달 입대를 앞둔 노승열은 지난달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3주 동안 거의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이번 대회 참가도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어니 엘스(남아공)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노승열은 "3주 동안 골프채를 한 번밖에 잡지 않았다"며 "대회 출전이 결정된 뒤 개막 전 이틀 동안 해 뜨고, 질 때까지 연습했다"고 했다.
이어 "3주 만에 나와서 그런지 어제는 어떻게 스윙을 하는지에 대한 느낌이 없었다"고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1라운드가 끝난 뒤 1시간 정도 연습을 하고 나니 스윙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며 "그래서 그런지 오늘 잘 됐던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노승열은 입대를 앞둔 터라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아버지가 골프백을 메고 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아버지와 2~3년 같이 하다가 이후부터는 혼자서 혹은 누나와 다녔다"며 "아버지와 제네시스 대회에서 7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고 했다.
그러면서 "급하게 나오느라 캐디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며 "아버지가 아직 쓸만한 것 같아서 내가 요청했다"고 웃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더라도 "군인이라는 신분은 똑같다"며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신분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대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입대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군 전역 후 PGA 투어에 복귀한 배상문과도 얘기를 나눴다는 그는 "골프에서 2년은 긴 시간"이라며 "상문이 형은 4~5개 대회만 출전하면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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