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이재용 판결 두고 與 "봐주기 안 돼"…野 "정치 재판"
민주 "왕자든 거지든 법 앞에 같다는 거 증명해야"
한국 "삼성 합병 '문제없다' 민사 판결…항소심서 제대로 판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이보배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0일 서울고법 및 산하 13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위원들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법원의 공정한 재판을 주문했다.
하지만 여당은 '재벌 봐주기', 야당은 '정치 재판' 우려가 있다며 재판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날 이건희 회장에 대한 '몰카범'에게 4년 6개월형이 나왔다. 두 사건에서 어떻게 형량이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느냐"며 '봐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특히 1심 판단에서 국외 재산 도피액을 낮춰서 5년형을 선고했는데, 이는 삼성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동안 재벌 총수들에게는 '3·5 법칙', 즉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는 식으로 실질적인 구금을 피하게 해왔다"며 "이 부회장 항소심에서도 혹시나 이런 법칙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이 부회장이 구속될 때 삼성이 망하느니 대한민국이 망하느니 그랬는데 삼성전자 주식은 쭉쭉 잘 나가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없어도, 법원이 걱정하지 않아도 삼성은 안 망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원은 왕자든 거지든 법 앞에서 누구나 똑같다는 걸 증명해줘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삼성공화국이 아닌 민주공화국으로 불리려면 특히 삼성 관련된 판결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 재판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문제없다'고 결론 내린 점을 거론하며 이 부회장에 대한 형사재판 결과를 문제 삼았다.
김진태 의원은 "이 부회장의 판결을 보면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명시적·구체적인 청탁은 없지만 묵시적 청탁은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형사재판을 이렇게 해왔느냐"고 따졌다.
이어 "그런데 이번엔 삼성 합병이 아무 문제 없고, 투자자들의 손해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면서 "형사재판은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문제라 고도의 증명이 필요한 만큼 민사 판결 내용을 전제로 항소심에서 제대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직 의원도 "민사와 형사재판은 다를 수 있지만, 본질적인 실체적 진실은 다를 수가 없다"고 거들었다.
윤 의원은 "미국 포브스지에도 '정치적 고려가 없었다면 이 부회장은 무죄였을 것"이라는 기고가 실렸다"며 "1심 재판은 정치 재판이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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