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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차원이 다르더라"는 MLB 너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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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가 "차원이 다르더라"는 MLB 너클볼

김현수, 라이트와 대결서 6타수 무안타…"방송서 보는 것과 달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19일 귀국한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귀국 인터뷰는 대체로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는 차분한 말투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년 차 성적의 아쉬움과 내년 거취에 대한 고민 등을 토로하면서도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2년간 빅리그에서 겪은 크고 작은 경험담도 소개했다.

수많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구종으로는 스티븐 라이트(33·보스턴 레드삭스)가 던진 '너클볼'을 꼽았다.

김현수는 "방송에서 본 것과 타석에서 직접 본 메이저리그 너클볼은 차원이 다르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너클볼은 공의 회전이 거의 없는 상태로 불규칙한 움직임으로 날아가 포수의 미트에 꽂힌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 타자인 테드 윌리엄스(1918∼2002년)가 저서에서 "할 말이 없다. 나도 제대로 쳐본 적이 별로 없다"고 털어놓은 '마구'다.

포수도 잡기 힘든 공을 타자가 제대로 때려내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클볼을 제대로 던질 줄 아는 투수는 현재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투수는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기본적인 변화구를 구사하지만 너클볼은 전문적으로 던지는 요령을 익힌 극히 일부의 투수만이 던진다.

라이트는 R.A. 디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함께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 둘밖에 없는 너클볼러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예전부터 일부 투수들이 너클볼을 연마했으나 실전에서 제대로 던진 투수는 없다.


김현수가 라이트를 처음 상대한 것은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절이던 지난해 5월 31일 홈경기에서였다.

당시 김현수는 1회 첫 타석 풀 카운트에서 너클볼을 밀어 좌익수 뜬공으로 잡혔고, 3회엔 스트라이크 존을 관통한 너클볼 3개를 그대로 바라보다가 서서 삼진을 당했다.

2-2 동점이 된 5회 1사 1루에서 김현수는 볼넷을 골라 추가 득점 찬스를 만들었지만, 볼티모어의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그는 2-7로 벌어진 8회엔 선두 타자로 나와 라이트의 너클볼을 밀어 좌측 파울 선상을 아깝게 벗어나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기도 했지만, 1루수 땅볼로 타격을 마감했다.

지난해 6월 16일 방문경기에서도 라이트를 상대했다.

김현수는 첫 타석에서 라이트의 투구에 맞아 1루에 걸어갔다.

너클볼 투수는 느린 구속 때문에 주자를 묶어두기 어려운 게 약점이다. 김현수는 허점을 노려 2사 후 2루를 훔치려 했지만, 도루에 실패했다.

이후 라이트와 상대한 세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라이트와 대결해 6타수 무안타 2사사구에 그친 김현수는 올해는 그를 상대해보지 못했다.

계약이 만료된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잔류와 KBO리그 복귀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의 바람대로 메이저리그에 남게 돼 다시 라이트를 상대하게 된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 궁금해진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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