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美특수부대원 4명 매복공격 전사 트럼프 '함구' 왜?
2주 지나도록 진상공개 않다가 오바마 헐뜯기로 돌연 '정쟁화'
IS관련세력 기습공격 추측 속 국방장관 뒤늦게 진상파악 지시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정쟁'이 돼버린 아프리카 니제르 특전부대원 4명의 전사 상황을 둘러싼 포괄적인 진상파악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뒤늦게 지시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3명의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을 비롯한 미 언론은 지난 4일 니제르에서 순찰 중인 미 특수부대원을 기습 매복 공격해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게 한 세력이 현지의 이슬람국가(IS) 관련 무장단체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미 정부 당국은 세부 정황을 공개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래 가장 많은 미군이 외국에서 단일 작전 중 사망한 사건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6일까지 일언반구가 없었다.
그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 등 4명의 전사를 왜 공식 설명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전화도 할 계획이었다고 첫 언급을 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다른 대통령들을 보면 대부분 전화도 안 걸었다"며 전임 대통령들에게 화살을 돌려 이 사안을 정치 쟁점화했다.
CNN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의 지시로 현장 상황에 대한 매시간 단위의 사실관계 확인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바로는 12명으로 구성된 미 특수부대원들이 니제르-말리 국경 인근 지역에서 현지 관계자들과 회의를 마치고 비무장 소형트럭으로 돌아올 때 기습 매복공격을 받았다.
무장세력들은 소화기와 기관총, 로켓 추진식 수류탄 등으로 공격했으며 미군을 돕기 위한 프랑스 미라주 전투기가 떠 무장세력을 분산시킨 30여 분간 양측의 교전이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관계자는 작전 중인 특수부대원들이 적과 조우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 병력이 이 일대에서 외부 세력의 공격을 받아 죽거나 다치기는 처음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니제르에는 니제르 정부군이 자국 내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맞설 수 있도록 미군이 훈련과 보안 조치 등 분야에서 지원하고 있다. 5년째 주둔하고 있으며 현재 주둔 병력은 800명가량이다.
CNN은 현지의 IS 관련 무장세력 50여 명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지만, 미 정부는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 방송은 "매복공격은 IS가 수도 락까로부터 쫓겨났다는 뉴스가 전해진 와중에 발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IS가 외국에서 여전히 힘이 있음을 보여주는 이 공격이 부각되기를 원하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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