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단체 "북한, 코뿔소·코끼리 개체수 위협"
자금줄 줄어든 北, 아프리카서 코끼리 상아·코뿔소 뿔 밀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국제사회의 오랜 제재로 자금줄이 막혀온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멸종 위기 야생동물 밀매에 관여하면서 코뿔소와 코끼리의 개체 수 감소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한 국제단체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다국적 범죄를 감시하는 국제단체의 연합인 다국적조직범죄반대구상(GITOC)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북한이 야생동물을 불법 밀매함에 따라 멸종위기종인 코뿔소와 코끼리의 개체 수에 더욱 부정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에 시달려온 북한은 외교관을 통한 밀수처럼 현금을 조달할 창조적 방식을 발굴해왔으며, 이런 방식 중 하나가 야생동물 밀매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코끼리의 상아와 코뿔소의 뿔은 아시아 시장에서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주목하는 대상이다.
최근 사례는 지난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모잠비크에서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적발된 북한 대사관의 고위 외교관을 추방한 적이 있다. 이 외교관은 당시 4.5kg의 코뿔소 뿔과 미화 10만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VOA는 또 한 탐사보도 기자의 자료를 인용, 지난 30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코끼리 상아와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체포돼 추방된 외교관 31명 가운데 18명이 북한 국적 외교관이었다고 설명했다.
VOA는 "아프리카에서 적어도 11개국이 북한과 무역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이 종종 경제적 고립을 피하고자 좋은 교역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VOA는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야생동물 밀매 혐의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남아공 주재 북한 대사관에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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