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전 접어든 국감…'소득주도성장·4대강' 공방(종합)
與 "경제패러다임 전환"…野 "포퓰리즘 정책"
與, '적폐청산' 재시동…野, 위법행위 고발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남권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중반전에 접어들었다.
국회는 19일 기획재정위원회와 국방위원회 등 13개 상임위원회에서 피감기관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전날 국감 자료정리 시간을 가지며 전열을 정비한 여야가 이날부터 치열한 공방을 재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겨냥한 야권의 공세를 방어하며 과거 보수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적폐청산' 프레임을 다시 가동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 각 부처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에 대해 "정치보복이자 기획사정 용도"라고 반발하면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경제를 정조준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전날 의결한 일자리 정책 5개년 로드맵에 대해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한 축소처럼 여야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해서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며 "노동시간 단축은 잘못된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것인 만큼 입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정우택 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모든 부처에 적폐청산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치 보복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적폐청산위 활동 과정에서 위법한 행태가 발생한다면 해당 부처 장관의 검찰 고발과 직무정지가처분 신청 등 당 차원에서 모든 법적인 대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한 기재위 국감에선 여야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정책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국가경쟁력 순위가 26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경제패러다임 전환은 지극히 정당하고 필요하다"며 "(소득주도성장은) 한국경제가 도약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해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이현재 의원은 "임금 인상으로 노동 비용이 늘고 물가가 오르고 기업이윤과 투자가 줄어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라며 "정부는 듣기 좋은 포퓰리즘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4대강 감사'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감사원은 지난 6월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 추진실태 점검 및 성과분석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4번째 감사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로 득달같이 감사하는 것은 감사원이 정치감사를 했다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2번, 박근혜 정부 때 3번 4대강 감사를 했다"며 "한국당 논리대로 하면 MB(이명박)는 셀프보복을 2번 하고, 박근혜는 3번에 걸쳐 정치 보복을 했다는 뜻이냐"고 받아쳤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는 출판·영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지난해 출판진흥원이 주관한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 과정에서 심사를 통과한 도서 4권을 문체부 지시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새로운 블랙리스트 의혹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문체부 산하기관의 방만 운영에 공세의 초점을 맞췄다.
한국당 이철규 의원은 "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레저코리아(GKL) 직원 246명은 10년 동안 카드사들의 지원으로 무료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며 "감독기관인 관광공사 직원 역시 법인카드사의 제안으로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왔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의 강원랜드 국감에서는 민주당 이훈 의원의 강원랜드 인사청탁 명단 입수 경위를 놓고 여야 간에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강원랜드에서 받은 자료라며 청탁자 가운데 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에도 김기선·김한표·한선교 의원도 포함돼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이날 국감에서 검찰 등을 통한 불법적인 자료입수 의혹을 제기했고, 민주당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격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또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김원배 이사가 이날 사퇴서를 공식 제출하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긴급대책회의를 열었고, 이로 인해 과기정위 국감은 1시간 가량 정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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