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물벼룩 83%가 사망"
건국대 안윤주 교수 '화학물질이 담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밝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화학물질인 플라스틱이 담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졌다.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 안윤주 교수 연구팀이 지름 10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인 미세 플라스틱이 호수·강 등에 서식하는 물벼룩 알주머니에 침투해 생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합성섬유 조각, 타이어 등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 생물체의 생존과 성장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호수·강과 같은 담수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담수 생태계에 서식하는 유리 물벼룩을 대상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생체 내 축적 경로와 생태 독성영향을 평가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유리 물벼룩의 소화기관과 생식기관, 알주머니까치 침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알 내부에 직접 축적되지는 않았지만, 알이 배출되는 출구를 통해 침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리 물벼룩은 리터당 평균 5㎎의 농도로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출된 물벼룩 알의 83%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세 플라스틱에 노출된 물벼룩은 생물체 내 지방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 '지방소립'의 개수가 27∼42%가량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방소립은 생식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지방소립의 변화는 생식·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윤주 교수는 "담수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물벼룩을 대상으로 미세 플라스틱의 생태독성 영향을 평가했다"며 "플라스틱의 위해성 평가와 관리방안 마련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지난달 21일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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