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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패퇴해도 야지디족 '꼬마 노예' 수난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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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패퇴해도 야지디족 '꼬마 노예' 수난은 현재진행형

심부름하다 총알받이 됐다가…"IS 벗어나도 비싼 몸값에 인질 상태"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4살배기 야지디족 남자아이 라젬은 불과 며칠 전까지 자기 이름이 '꼬마'인 줄로만 알았다.

라젬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던 2014년 8월 이라크 북부 신자르에서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 남성 수천명을 학살하고 여성과 아이들은 납치해 노예로 팔아먹었다.

당시 또래 야지디족 아이들과 같이 납치된 라젬은 IS의 한 사령관 부인에게 팔려 이라크 내 IS 최대 점령지 중 한 곳인 탈아파르에서 집안일을 하는 노예 생활을 시작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라젬이 노예로 팔려간 지 3년여가 지나고 IS가 대다수 점령지에서 패퇴하며 세력이 약화했지만, 야지디족 어린이를 거래하는 노예 산업은 여전히 활황이라고 보도했다.

쿠르드자치정부(KRG) 집계에 따르면 주로 여성과 아이들인 야지디족 노예 3천여명이 여전히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IS 조직원의 지배에서 벗어나더라도 부도덕한 노예 밀거래업자들에게 몸값을 지불하지 못해 인질로 붙잡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KRG는 야지디 노예들의 비싼 몸값 탓에 절반가량만 구출된 상태라고 밝혔다.

르왕가의 야지디족 난민캠프에서 3년 만에 아버지 카셈 압두 알리와 함께 생활하는 라젬은 언제 어쩌다가 생겼는지 모를 이마의 상처를 가리려고 앞머리만 만지작거릴 뿐 열흘이 지나도록 아버지와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주인들의 언어였던 투르크멘어와 터키어는 배웠지만 정작 야지디족 모국어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11살짜리 마르완도 2014년 8월 야지디족이 IS에 학살당한 신자르 산에서 납치돼 3년간 IS의 상징적 수도 시리아 락까에서 노예 생활을 했다.

그동안 11차례 팔려 다닌 마르완은 하인으로 일하다 다른 많은 야지디족 꼬마 노예들과 마찬가지로 국제동맹군과의 전쟁에서 IS의 총알받이로 최전선에 투입되기를 반복했다.

KRG는 라젬이나 마르완처럼 노예로 전락한 야지디족 아이들과 여성들을 구출하기 위해 지불한 몸값이 수백만달러에 이른다고 CNN은 전했다.

라젬처럼 비교적 어린 나이에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마르완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IS의 소년병으로 전장에 투입돼 참혹한 광경을 목격했을 마르완은 지금도 한 번씩 불끈 치미는 분노를 드러내곤 한다.

그러나 라젬이나 마르완처럼 IS 치하에서 노예 생활을 한 아이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거나 IS의 '공포 교육'에 세뇌된 아이들을 되돌리기 위한 상담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지디족 꼬마 노예 상당수는 IS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더라도 몇 달, 또는 몇 년씩 비싼 몸값을 요구하는 주인들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경우가 많다고 CNN은 전했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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