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한국당 이어 국민의당도 '러브콜'…셈법 복잡
주호영·김동철 회동 '첫 통합 논의'…朱 "당내 요청 많아"
통합파, 설득·회유 폭 줄어들까 우려…자강파 "상황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이른바 '보수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한 가운데 국민의당도 바른정당에 '러브콜'을 보내오면서 바른정당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바른정당 통합파가 일단 집단탈당을 비롯한 '결행' 시점을 국정감사 이후인 11월 초로 미룬 상황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논의가 갑자기 탄력을 받으면서 향후 정계 개편 움직임은 더 한층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흐를 전망이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8일 오후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국회에서 만나 양당의 정책연대는 물론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주 권한대행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당내에서 국민의당과 통합논의를 지도부에서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원내대표끼리 만나 통합 논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주 권한대행이 그동안 야권재편 이슈에서 보여온 행보를 고려하면 이날 회동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이날 두 원내대표의 회동은 김동철 원내대표의 선(先)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의 주도로 양당 지도부가 사실상 처음으로 통합논의에 나선 것이다.
김 원내대표가 직접 나선 것은 국민의당 역시 그간 당내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여론이 점증했던 데다 이날 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가 기폭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양당 통합을 가정했을 때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3%, 국민의당·바른정당 19.7%, 한국당 15.6%, 정의당 5.3% 등으로, 한국당을 제치고 제1야당으로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개별 지지율을 합산한 것(13.2%)보다 6.5% 포인트 더 높은 수치다.
주 권한대행은 이 여론조사결과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그간 중도정당이 들어서야 한다는 바람이 많았다"면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치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양당 간 통합논의가 출발선을 끊은 가운데 바른정당은 통합파는 물론 자강파 역시 복잡한 고차방정식에 맞닥뜨린 분위기다.
통합파로선 탈당의 최대 명분이기도 한 한국당의 인적청산 속도가 기대 이하라고 보고 행동 시점을 일단 국감 이후로 미루며 시간벌기를 해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포섭해야 할 자강파 내지는 중도파 의원의 폭이 줄어들까 내심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자강파 내에서는 보수 재편 과정에서 예상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지만 다소 급박하게 진행되는 만큼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반응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파 의원들은 현재의 한국당과 통합하는 데에는 결사반대하면서도 국민의당과의 연대·통합에는 분명한 선을 긋지는 않았었다.
국민의당과의 정책연대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의 멤버들이 자강파 일색이라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자강파 일원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논의가 진척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탈당 등 분당사태가 현실이 되면 그런 분위기로 힘이 쏠릴 수 있다.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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