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두고 비장한 NC 김태군, 후배포수들 향한 조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 '안방마님' 김태군(28)에게 올해 포스트시즌은 남다르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입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초년병이 되기에는 조금 늦은 나이다. 국방의 의무를 최대한 미뤄야 했을 만큼 그는 NC에 꼭 필요한 존재였다.
17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군은 "입대를 앞두고 하는 포스트시즌이어서 남다르다. 올해는 정규시즌 전부터 각오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포스트시즌과 입대를 함께 준비하고 있어서 바쁘다. 지난주 준플레이오프 기간에는 경찰청야구단 테스트를 받기 위해 창원과 서울을 오가며 마음 급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LG 트윈스의 백업 포수로 있다가 NC의 창단과 함께 팀을 옮긴 김태군은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면서 늘 비장하게 경기에 임했다. '어떻게 잡은 자리인데 놓칠 수 없다'며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2015년 전 경기(144경기) 출장이 이를 보여준다. 126경기 시절 박경완(1996년·쌍방울)과 강민호(2006년·롯데)도 포수로서 전 경기 출전을 했지만, 144경기 출전 포수는 김태군이 유일하다.
김태군은 "지난 5년간 기회를 받았다. 그 기회에 부응하기 위해 책임을 느꼈다"고 몸을 사리지 않고 경기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 김태군은 자신의 자리를 후배에게 내줄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김태군의 뒤에는 박광열, 신진호가 백업 포수로 대기하고 있다.
김태군은 이들에게 '전 경기 출장'의 비결을 귀띔했다.
그는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솔직히 체력을 타고나야 하는 것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 경기 한 경기 감사히 생각하며 다쳐도 절뚝거리면서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입대 전까지는 계속 매 경기 소중하게 여길 것이라며 "가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선수의 도리"라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느낀다.
박광열, 신진호는 포스트시즌에 주로 벤치에 앉아 있거나 김태군이 나갈 준비를 하는 동안 잠시 투수의 공을 받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늘 밝은 표정으로 즐겁게 임한다.
특히 김태군이 수비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거나 그라운드로 나갈 때 격렬하게 환호하면서 '파이팅' 기운을 불어넣는다.
김태군은 "나갈 때마다 환호를 해주는 데 고맙다.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그렇게 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고마워했다.
후배들이 앞으로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김태군은 "그 후배들이 잘해줘야 우리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팀 내에서는 포수 맏형이지만, 그 역시 끊임없이 선배 포수들을 보며 성장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하는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김태군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김태군은 "민호 형은 같은 고등학교 때 제가 보면서 운동했던 선배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쟁을 해서 감회가 새로웠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양의지에 대해서도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같이 있으면서 의지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또 배운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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