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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악당' 만들어내며 인질범식 협상…표퓰리즘 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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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악당' 만들어내며 인질범식 협상…표퓰리즘 면모"

美언론, 트럼프 스타일 분석…"역효과·고립 불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인질범식 협상 전략", "끊임없이 '악당'을 만들어내는 포퓰리즘 전술"

아군과 적군 가릴 것 없이 총질하는 한편으로 협약 파기 카드 등을 볼모로 국제적으로도 '협박'을 불사하며 안팎으로 좌충우돌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을 놓고 미국 언론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그러나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인질범처럼 협상한다'는 분석 기사에서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을 협상가로 세일즈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인질범'처럼 통치하고 있다"며 "국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언제나 정치적 인질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케어의 저소득층 보조금 중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검토 등 이전 행정부 시절 채택됐던 정책들을 놓고 실제 끝장을 내거나 '끝장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리얼리티쇼 진행자 시절 유행어였던 '당신은 해고다'(You're fired) 대신 '당신은 끝장이다'(You're terminated)가 새로운 유행어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위협이 협상을 압박하는 지렛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그간의 상황을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자신을 고립시키고 동맹자나 자기편들을 갈라놓고, 자신의 제안에 대한 반대 여론만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이란 핵협정 파기 위협은 모처럼 외국 투자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려 했던 시장의 노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나프타 탈퇴 위협은 당장 멕시코 주식시장 악영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해칠 수 없는 인질은 붙잡으면 안 된다'는 협상의 제1원칙을 깨고 동맹이나 우군들에까지 피해나 압박을 가져다주고 있으며, 공개된 협박이 상대 협상 파트너들의 공간을 오히려 좁히면서 강경론자들의 입지만 강화, 오히려 협상 여지를 좁히는 역설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CNN은 지적했다.

결국 자신과 미국을 고립시켜 지렛대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인 셈이다.

미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WP)도 '트럼프, 재임 기간 악당을 만들어가다, 한명 두명 세 명…'이라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미니시리즈처럼 끊임없이 악당을 설정해 싸워나가는 것은 그의 오래된 전술"이라며 "자신에 대해서는 그들과 맞서 힘겹게 싸우는 진실의 추구자로 어필하려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지난 대선 때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향해 "사기꾼 힐러리, 반드시 다음 대선에 출마하라"고 공개적으로 비아냥거렸던 것을 거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미 차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는데 특유의 문법으로 조롱하며 클린턴을 악당으로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가 타깃으로 삼은 인물들 하나하나와 싸우는 모습은 핵심 지지층에게 정치적 엘리트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는 포퓰리즘적 면모를 분명히 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갈등을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멜로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악당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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