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부동산에 몰리는 아시아 큰손…파운드 약세로 투자 늘어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아시아 투자자들이 지난 3분기에 런던의 상업용 부동산을 대거 사들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의 자료에 따르면 3분기에 이뤄진 런던 오피스 빌딩의 거래 총액은 48억 파운드(약 7조2천억 원)로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매입한 것이었다.
또한 상업용 부동산 거래총액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의 비중도 90% 이상을 차지해 역대 평균치를 크게 상회했다. 외국인 투자의 비중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마친 2016년 하반기 이후 평균 65%였고 2010년을 기점으로 하면 약 60%를 가리키고 있다.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로비 던컨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영국 부동산이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것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자산 분배의 차원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과 홍콩 투자자들은 현금을 국외로 옮기려는 의도로 사들이는 것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투자자들은 정부의 자본 통제 강화를 우려하고 있고 홍콩 기업들은 통제를 받지는 않지만 중국 시장의 불안정이 미칠 충격을 우려해 자금을 이동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BRE에 따르면 런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거액의 계약이 크게 늘어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1억 파운드가 넘은 거래는 모두 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건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최고가의 거래는 영국 부동산 회사들인 랜드섹과 캐너리 워프 그룹이 지난 7월 홍콩의 굴 소스 제조회사인 이금기(李錦記)로부터 13억 파운드를 받고 고층 빌딩을 매각한 것이었다. 이는 단일 건물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에 해당한다.
매도자의 3분의 2는 영국 투자자들이었다. 투자은행인 제퍼리스의 마이크 프루 애널리스트는 조만간 100억 파운드에 달하는 영국인 소유의 오피스 빌딩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의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프루 애널리스트는 영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이룰 수 없는 성장률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 반면에 CBRE의 한 관계자는 런던 시장에 들어오는 해외 투자자들 가운데는 세련된 투자자들도 많다며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악하기도 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들이 옳은지 아닌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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