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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자율주행차까지…네이버, SW·HW 종합기업 본격화(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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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자율주행차까지…네이버, SW·HW 종합기업 본격화(종합2보)

로봇팔 등 공개…'이동' 화두 자율주행도 연내 최고 수준 구현

어린이용 위치추적기 내년 발매…차량정보시스템 생태계 확대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인터넷 서비스의 틀을 벗어나는 작업을 본격화했다.

사용자가 첨단 IT(정보기술) 서비스를 원하면 소프트웨어(SW)든 하드웨어(HW)든 가리지 않고 제공하는 종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검색, 블로그, 온라인 쇼핑 등 SW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에 집중해온 예전 기조를 완전히 벗어나려는 시도인 만큼 주목된다.

서구에서는 이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이런 SW·HW 종합 기업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네이버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발자 회의 '데뷰 2017'을 개최하고 자사가 개발한 로봇 모델 9종과 어린이용 웨어러블(착용형 IT 기기) 등 신기술·신제품을 공개했다.

◇ 일상을 함께 하는 로봇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로봇이다.

네이버는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IT 서비스인 '생활환경 지능'(엠비엔트 인텔리전스)을 구현하려면 공간과 이동이란 요소를 잘 제어해야 한다며 작년 로봇 연구개발(R&D)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보를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고정밀 공간 안내와 운송 등 행위까지 구현하고자 로봇 기술로 눈을 돌린 것이다.

네이버는 이날 '실내 자율주행 로봇'의 대중화를 여는 모델이라며 '어라운드'를 공개했다. 너무 비싸 상용화가 어려웠던 종전의 자율주행 로봇과 달리 부품 단가를 대폭 낮췄고, 현재 부산의 중고 서점인 예스24 'F1963' 매장에 도입된 상태다.

어린이 키 정도 높이의 로봇인 어라운드는 서점 실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고객이 본 책을 서가에 정리한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어라운드 외에 ▲ 실내 지도 제작 로봇 M1의 개량형 ▲ 전동카트인 '에어카트' ▲ 4륜 밸란싱 전동 스케이트보드 '퍼스널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 로봇팔 '엠비덱스' ▲ 동물형 '치타로봇' ▲ '점핑로봇' ▲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로봇인 '터스크봇' ▲ 자율주행형 'TT-봇'이다.

로봇은 대부분 R&D 시제품이지만 상용성·실용성을 강조한 사례도 적잖았다.

예컨대 전동 로봇 카트인 '에어카트'는 고성능 자동 브레이크를 갖춰 경사로 등에서도 무거운 물건을 잘 옮길 수 있게 했다. 이 제품은 자율주행 로봇 어라운드와 함께 예스24 서점에서 실제 쓰인다.

네이버의 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대표를 겸임하는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조 연설에서 "로봇 연구 시작의 첫 질문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동의 어려움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가'였다. 사내에서 짐 끄는 것도 해결 못하면서 AI(인공지능) 등을 어떻게 연구할 것이냐고 자문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는 현재 미국 MIT와 일리노이대(UIUC), 서울대, 코리아텍(한국기술교육대) 등과 함께 로봇 산학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 자율주행 기술 최고 수준으로

네이버는 현재 연구하는 자율주행 차량 기술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세계 최고 수준인 '4단계'를 구현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4단계란 차량의 목적지·운전 모드 설정 등 큰 틀의 조작만 사람이 하고 나머지 세부 운전은 기계에 맡기는 상태를 뜻한다.

지금껏 국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연구기관 중 4단계로 넘어간 사례가 없다. 네이버는 현재 비상시에는 운전자가 수동 운전을 해야 하는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송 CTO는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4단계의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현재 네이버의 자율주행차는 GPS(위성위치시스템) 신호가 잘 안 잡히는 도심 음영 지역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차선 기반의 위치인식 연구를 하고 있으며,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 함께 대단위 도심 지역에서도 도로와 표지판 정보를 정확하게 자동 추출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차는 고정밀 위치정보를 수집·처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로봇과 함께 네이버의 '생활환경 지능' 전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젝트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국토교통부의 도로주행 임시주행 임시허가를 취득해 실제 실험 차량을 도로에서 운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자율주행차를 실제 실험 운행하는 곳으로는 현대·기아차, 서울대, 교통안전공단, 만도 등이 있다.

◇ 어린이용 위치추적 기기도 판다

네이버는 이날 어린 자녀의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용 IT기기)인 '아키'(AKI)도 공개했다.

로봇이나 미래형 차량처럼 '위치 정보 및 위치'란 생활환경 지능 전략의 키워드와 걸맞은 제품이다.

손목시계처럼 생긴 아키는 위성위치시스템(GPS) 신호가 잘 닿지 않는 실내 공간에서도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아이가 반복 방문한 장소와 상황을 학습해 종전 기기보다 더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네이버는 전했다.

아키는 삼성전자의 무선통신 칩인 '엑시노스'를 쓴다.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며 인공지능(AI) 스피커 '웨이브'에 이어 네이버가 직접 시판하는 'HW 제품 2호'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또 올해 8월 출시한 자사 차량정보시스템인 '어웨이'를 내년 상반기 오픈 플랫폼(기반 서비스)으로 전환해 개방한다.

오픈 플랫폼이란 외부 기업이 자유롭게 관련 서비스나 하드웨어를 개발·출시할 수 있는 기술로, 지금의 PC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대표적인 예다.

차량정보 서비스는 자동차가 IT(정보기술)와 만나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곧 진화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IT 업계의 유망 업종으로 부상한 상태다. 구글·애플·테슬라·카카오 등 IT 대기업이 이미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어웨이의 이번 오픈 플랫폼 전환은 빠르게 서비스 생태계를 키워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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