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긴장의 한주 맞는 한반도, 북한 경거망동 말기를
(서울=연합뉴스) 북한의 추가 도발 위험이 다시 커지는 한 주를 맞았다. 북한은 지난달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상공을 넘겨 태평양으로 발사한 뒤 이렇다 할 추가 도발은 하지 않아 왔다. 청와대가 지난달 27일 여야 4당 대표와 공유한 '대외비 보고서'에서 추가 도발이 예상된다고 지목한 날 중 10일 노동당 창건일은 무사히 넘어갔다. 하지만 18일 중국 공산당 당 대회를 전후한 도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미 해군이 16일부터 닷새에 걸쳐 동·서해에서 고강도 연합훈련에 나서는 것도 북한 도발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이 이를 핑계로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 지역 여러 곳에서 이동식 미사일 발사 차량(TEL)이 기동했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언제든 미사일을 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도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한미 해군 연합훈련은 정례적인 것이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위협에 맞서 양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 그래서 북한 미사일 탐지·추적·요격 훈련(Link-Ex)과 유사시 북한 선박을 공해 상에서 저지하는 훈련 등이 포함돼 있다. 대함·대공 함포 실사격 훈련도 이뤄진다. 훈련에 참여하는 핵잠수함에는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전 요원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에서 항모강습단을 이끌고 한반도 해역에 진입하는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는 축구장 3개 넓이의 갑판에 F/A-18 슈퍼호넷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항공기 70여 대를 싣고 있다. 웬만한 나라의 전체 공군력에 맞먹는 규모인데 여기에 더해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핵 추진 항모전단도 태평양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특히 레이건 항모강습단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한반도 해역에 남아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이 단순한 정례 훈련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 해역에서 대북 군사압박을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의미다. 공중에서는 B-1B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군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모두 우리나라 방위 공약 이행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북 간 '말의 전쟁'을 넘어 미국의 군사옵션 선택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볼 여지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초 서울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에 핵우산 제공을 다시 약속하는 메시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미사일 완전 포기를 압박하고,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밝힐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란 핵협정 준수에 대해 '불인증' 카드를 뽑아든 것은 한반도 상황에 대입하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없는 어중간한 합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법이 한층 더 강경해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북한은 "핵무기가 대상이 되는 어떤 협상에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추가 도발을 한다면 협상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미국의 군사옵션 선택 가능성만 더 커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은 인식해야 한다. 지금은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다 이득을 최대한 챙기는 협상 전략이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북한은 핵 개발의 목표가 한반도 파국이 아니라면 추가 도발로 위기를 고조시킬 것이 아니라 해법이 더 꼬이고 요원해지기 전에 대화에 나서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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