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린동원 별명 영광…그래도 KS 4승은 사양할게요"
1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8이닝 11K 1실점 역투
(부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리 모두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가을야구를 목표로 훈련했다. 드디어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서 기쁘다."
이제는 거의 '부산 사나이'가 다 된 조시 린드블럼(30·롯데 자이언츠)은 처음으로 KBO리그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소감을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전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린드블럼은 "나와 (브룩스) 레일리 모두 3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게 목표였다. 조금 더 즐기면서 가을야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이닝 5피안타 11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를 펼쳐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춘 롯데는 5차전에서 '잠실행' 티켓을 놓고 NC와 한판 대결을 펼친다.
린드블럼은 "어제 경기가 부담되지는 않았다. 사실 의미를 부여하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경기지만, 그런 건 따로 생각 안 했다. 타자 한 명 한 명과 상대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2015년 롯데와 인연을 맺은 린드블럼은 장애를 안고 태어난 막내딸을 고향에서 좀 더 편하게 돌보기 위해 지난해를 끝으로 미국에 돌아갔다.
린드블럼은 이번 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으로 빅리그 재진입에 성공했지만 오래 머무르지 못했고, 다시 롯데에 돌아와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평소 '제2의 고향'이라고 말했던 부산에 다시 돌아온 린드블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에서 호투해 첫 번째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
항상 믿음직스러운 린드블럼을 두고 롯데 팬들은 최고의 존경을 담아 '린동원'이라고 부른다.
롯데 구단의 유일한 영구결번인 '11번'을 사직구장에 남긴 고(故) 최동원은 '무쇠팔'이라는 별명처럼 1984년 한국시리즈(KS)에서 홀로 4승을 거둬 우승을 이끌었다.
이미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잘 알고 있는 린드블럼은 "항상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팬들께서 레전드의 이름을 별명으로 붙여주신 것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롯데가 5차전에서 승리하면 롯데 팬들은 '린동원'의 투구를 좀 더 볼 수 있다.
린드블럼은 '최동원처럼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4승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웃으며 "그건 사양하겠다. 그렇게 하면 내년에 롯데에서 못 뛸 것 같다"고 손사래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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