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노동개편 '2탄' 실업급여 개혁 착수…노동계는 반발
실업급여 수혜 대상에 자영업자 농민 포함하고 총액·기간은 줄이기로
엘리제궁서 노조·사용자단체 대표와 릴레이 회동…설득 작업 개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노동구조 개편의 '제 2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노동총동맹(CGT), 중소기업연합회(CPME) 등 주요 노조와 사용자 단체 대표들과 릴레이 회동을 하고 정부의 실업급여 개편 계획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실업급여 개편은 마크롱의 노동시장 유연화와 실업문제 완화 구상 중 하나로 대선 공약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임금노동자들이 자유롭게 직장을 옮길 수 있게끔 해고된 사람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사직한 사람들도 실업급여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또한, 실업급여 대상자를 현 임금근로자에서 파산한 자영업자와 농어민에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프랑스 정부는 그러나 실업급여를 받는 구직자가 일자리 제안을 두 차례 이상 거부할 시에는 급여 지급을 중단하거나 정부가 인가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실업급여의 총액과 최대 지급 기간도 현재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사용자 단체들은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주요노동단체들은 실업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약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마크롱의 노동정책에 강하게 반발해온 노동총동맹(CGT)의 필리프 마르티네즈 위원장은 "(대통령의 요구는) 정중했지만 단호했다"면서 "그러나 실직자들의 권익을 줄이는 것은 우리의 선택지는 아니다"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마크롱 정부는 또한 구직자와 청년층에 대한 직업훈련에 5년간 총 150억 유로(20조원 상당)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뮈리엘 페니코 노동장관은 이번 실업급여 개편 계획에 대해 "실업급여를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고 실업문제를 완화하는 데 적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구상은 기업의 해고를 용이하게 하고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대폭 줄인 개정 노동법에 대해 노동계의 반대가 여전해 프랑스 정부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날 페니코 장관은 마크롱 정부의 경제사회정책에 관해 파리의 한 행사에서 설명할 예정이었으나, 격렬한 시위로 연설이 취소되기도 했다.
파리 경찰에 따르면 복면을 한 80여 명의 시위대가 행사장인 불로뉴 숲 인근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게 돌을 던지면서 정부의 노동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경찰은 현장에서 40여 명을 연행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회동한 CGT도 다음 주에 정부의 노동시장 개편에 반대하는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다.
프랑스 정부는 노동계를 상대로 집중적인 설득작업을 벌인 뒤 실업급여 개편을 내년 여름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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