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이재용·장충기 이어 권오현까지…'삼성리더십' 위기
DS 부문장에 김기남·전동수·진교영 등 '반도체 전문가' 거론
이사회 의장은 내년 초 결정…사업부문별 연쇄 임원 인사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13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적으로 선언하면서 삼성그룹이 총수 공백 장기화에 더해 '리더십 위기'의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이 올 초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수감되고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급)까지 물러난 상황에서 '총수대행' 역할을 하던 권 부회장마저 갑작스럽게 퇴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당장 급한 자리는 핵심 사업인 반도체 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사업부문장이다.
현재로선 반도체총괄인 김기남 사장, 의료기기사업부장인 전동수 사장과 함께 반도체총괄 메모리사업부장인 진교영 부사장 등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권 부회장이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 결심을 전하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라고 발힘에 따라 조만간 후임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S 사업부문에서 인사 수요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연쇄 임원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와 함께 권 부회장이 이날 용퇴 발표를 통해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자리도 채워야 한다.
권 부회장이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 임기는 채우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후임 이사회 의장은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권 부회장과 함께 대표이사 자격으로 '전문경영인 3각 체제'를 구축해온 윤부근 CE(소비자가전) 부문장, 신종균 IM(IT·모바일) 부문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을 경우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다소 때이른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최근 여론 움직임과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 등으로 미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아울러 윤부근 사장과 신종균 사장이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동반 사퇴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이럴 경우 연말 삼성전자는 대규모 인사 폭풍을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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