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 남면 야산에 성묘 간 후손 울분 터뜨려
(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추석 성묘하러 갔더니 조상 묘 6기가 없어지고 그 자리에 태양광시설이 들어섰습니다."
백성준(58)씨는 지난 3∼4일 벌초 겸 성묘를 하러 경북 김천시 남면 운곡리 산 104번지를 찾았다가 증조부모 묘 2기를 포함한 조상 묘 6기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그 자리에는 태양광시설이 차지하고 있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민원을 제기해 확인한 결과 태양광 시설업자가 묘 이장업자를 시켜 태양광시설 터 묘 20기를 이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묘 이장업자는 이미 작년 12월 백씨의 조상 묘 6기 등 모두 20기를 이장한 뒤 충남 금산군 사설납골당에 유골을 모신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묘 이장업자가 무연고 묘인 것처럼 신고한 데서 비롯됐다.
이장업자는 백씨 증조부모 묘 앞 표지석을 뺀 채 사진을 찍어 김천시 남면사무소에 신고했다.
김천시는 현장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사진만 보고 이장을 허용해줬다.
시는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모 중앙일간지와 경북도·김천시 홈페이지에 개장 공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20기 가운데 6기는 연고가 있다는 연락이 왔으나 나머지 14기에는 아직 연고자 신고가 없다.
김천시 관계자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장할 경우 공무원이 현장을 확인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번에 이장 신청을 받을 때 특약사항에 '분묘 소유자의 이의제기 있을 때 묘 이장업자가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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