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부담 덜겠네" 배추 재배 늘고 작황 좋아 '대풍'
작년보다 재배 면적 10.5% 늘어…생산량 16% 증가 예상
"고춧가루 13.9% 올랐지만 배춧값 내려 김장비용 줄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폭염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금값이 됐던 배춧값이 김장철을 앞두고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가을철 접어들면서 맑은 날이 이어졌고 비가 적당히 내린 데다가 큰 일교차가 나타나는 등 예년보다 좋은 생육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김장용 가을배추 출하를 앞둔 농민들은 생산량 증가로 인해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농민들은 "작년보다 생육이 엄청나게 좋다"면서도 "배추·무 가격이 내리더라도 평년 이상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가을배추 재배 면적은 1만2천600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말 농민들을 대상으로 가을배추 재배 의향 면적을 조사해 추산한 면적인데 작년 1만1천400여ha보다 10.5% 증가한 것이다.
전국 각지의 농약사를 통해 농가에 판매된 가을배추 종자도 작년보다는 10∼20% 더 많았다고 한다.
청주 낭성에서 가을배추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앞으로 20일 후에는 출하가 가능할 정도로 배추가 많이 컸다"며 "기상 이변이 없는 한 작년보다는 작황이 월등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은 물론 충남 아산, 강원 영월·춘천 등 전국 배추 주산지의 작황도 좋은 편이어서 올해에는 가을배추 생산량이 작년(112만8천t)보다 16%가량 증가한 130만t에 달할 것으로 농업관측본부는 내다봤다.
가을배추 가격은 습해가 발생하면서 값이 뛰었던 작년보다는 낮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 11월 초순을 기준으로 할 때 포기당 가격이 2천300원이었던 2015년보다는 높고 3천400원에 달했던 작년보다는 낮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 작황 역시 좋은 기상조건 덕분에 작년보다 나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관계자는 "무 주산지인 전남 영암이나 전북 고창·부안, 충남 당진의 생육 상태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재배 면적도 작년 5천414㏊보다 100㏊ 이상 늘어난 만큼 생산량도 10a당 7천401㎏이었던 작년보다 10%가량 많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극심한 가뭄과 잦은 비로 탄저병 등이 확산하면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고추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고춧가루 상품 1㎏은 지난 10일 2만4천978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2만1천924원보다 13.9%(3천54원) 인상된 가격이다.
붉은 고추 상품 1㎏도 한 달 전 1만3천130원보다 31.8%(4천180원) 오른 1만7천310원에 팔렸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고춧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배추와 무 가격이 떨어지면서 작년보다 김장 비용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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