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들, 노인들 가족 고립감 현상에 우려…"노인 주거양식 등 사회끈 유지 방식 개발 필요"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에서도 점증하는 고독사의 위험이 사회학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블룸버그닷컴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늘날 미국인들이 과거 미국인들보다 더 외로움을 타는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최근 여러 통계 연구에서 나 홀로 인구 증가세가 늘고 있는 것은 확실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국 성인의 거의 절반이 홀로 살고 있고,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있으며, 가족 구성원 수가 적어지고 있고, 결혼한 사람들도 거의 절반이 이혼으로 귀결되는 추세가 앞으로 노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1990년부터 2015년 사이 25년간 나 홀로 생활자의 추세를 연구한 전국가족결혼연구센터(NCFM)의 보고서를 인용, 2015년 현재 18세 이상 미국 성인의 13%가 홀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990년에 비해 1% 포인트 높아진 것이어서 큰 변화가 아니다. 그러나 나 홀로 인구 가운데 유독 45~64세 연령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게 눈길을 끈다.44세 이하의 비중은 25년간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고, 65세 이상은 29%에서 26%로 도리어 줄어든 데 비해 45~54세는 10%에서 12%로, 55~64세는 14%에서 17%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65세 이상 연령대의 비중이 작아진 것은 수명 연장으로 해로하는 부부가 많아진 원인도 있다.
홀로 산다는 것이 외로운 인생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에릭 클리넨버그 뉴욕대 사회학 교수는 노인들의 고립감, 특히 가족들로부터 고립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에서도 노인들의 가족으로부터 고립감은 비교적 새롭게 나타나는 사회 문제다. "지금까지 인간 역사 대부분의 시기에서 거의 모든 노인은 촘촘한 친족 망에 속해왔다"고 웨스턴 온타리오대의 레이철 마골리스 교수 등은 이달 발표한 홀몸 노인 인구에 대한 연구에서 지적했다.
마골리스 교수팀이 1998년부터 2010년 사이 인구 조사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미국의 55세 이상 가운데 6.6%가 배우자와 생물학적 자식 모두 생존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경우인 것으로 밝혀졌다. 배우자, 자식은 물론 부모나 형제 등 살아있는 친족이 하나도 없는, 말 그대로 사고무친한 노인도 1%에 이른다.
사방을 둘러봐도 의지할 데 없는 인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NCFM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 사이에 55~64세의 이혼율이 2배로 증가했다. 베이비부머들은 형제자매가 많은 대가족 속에서 자랐으나, 2015년 미국의 출산율은 1970년에 비해 26% 낮아졌고 외둥이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마골리스 교수팀은 미국 인구조사국이 미국 가정을 추적 조사한 100여 년 치 자료를 분석, 생존한 친족이 하나도 없는 비히스패닉계 백인의 비율이 2060년이면 2배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히스패닉계 흑인의 경우는 3배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리넨버그 교수는 이런 추세에 대처키 위해선 노인 세대를 위한 주거양식을 개선하고 다양화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여성에 비해 사회적 고립에 빠지기 쉬운 남성들이 나이 들면서도 사회와 연결된 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습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총 30만9천 명을 대상으로 평균 7.5년간 삶을 추적한 148개 연구 결과를 종합 검토한 2010년 한 조사에 따르면, 강한 사회적 관계를 맺은 사람의 생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0%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금연 효과만큼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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