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미·중·러·독 4개국 방문 추진…북핵 해법 모색
"적폐청산, 민심이 관건…한미 FTA 개정 협상은 美 정치적 큰소리"
"헨리 조지 살아있다면 국가가 토지 소유하는 중국 방식 지지할 것"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인 해법을 각국 지도자들과 논의하기 위해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등 4개국 방문을 추진한다.
추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보 상황 관련한 당 대표의 역할'을 묻는 말에 "이달부터 독일, 미국, 중국, 러시아를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추 대표는 "국정감사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해 따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라며 "독일 방문은 이달 20∼24일 즈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독일 방문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독일이 한국을 전략적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 대표는 독일 방문에 이어 다음 달 초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3박 5일 일정으로 방문해 교민 간담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고 주요 싱크탱크 관계자들과 면담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각 면담을 추진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추 대표는 기자들에게 "한반도 대치 국면은 현상 유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겠지만, 미국을 타격하지는 못할 것이고, 미국도 북한을 타격하기 어렵다. 북미수교도 트럼프 정권에서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중국 당 대회가 끝나봐야 알 것 같다"고 진단했다.
추 대표는 '적폐청산 국정감사와 입법·예산편성을 같이할 수 있을지' 묻자 "언제는 충돌 없었느냐"며 "그래서 민심이 관건이다.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의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또 국민의당이 협조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가 동선이 넓으니까 돌아다니면서 민심을 들을 것"이라며 "(입법 과제와 관련해) 공통분모를 계속 얘기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추 대표는 여야 협치 해법에 대해 "지난번 청와대에서 열린 4당 대표 회동에서 투트랙의 여야정 협의체 얘기가 나왔다"며 "FTA가 문제면 통상교섭본부장 불러서 여야가 같이 보고 들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대해선 "미국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물으니 별것이 없고 나중에는 대통령이 미쳤다고 해라 그러는 것"이라며 "미국이 정치적으로 큰소리만 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추 대표는 추석 연휴에 '트럼보', '스포트라이트', '트루스' 등 언론 관련 영화 3편을 인터넷TV(IPTV)로 시청하고, 전강수 대구 가톨릭대 교수가 추천한 헨리 조지의 '사회 문제의 경제학'을 탐독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특히 공산주의자 블랙리스트에 오른 미국 시나리오 작가의 실화를 다룬 영화 트럼보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며 "여운이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정기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지대 개혁'을 화두로 꺼낸 추 대표는 이날도 "생산에 투자돼야 할 자본이 생산에 투자되지 못하고 고스란히 지대로 다 빼앗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유세 도입 논란에 대해 "대중정치인이 각론을 얘기하려면 연구가 많이 돼야 하는데 거기까지 준비돼 있지는 않다"면서도 "이 상태로 갈 수 있을 거 같으냐"고 반문했다.
추 대표는 "헨리 조지는 사람이 자기 노력으로 만들지 않은 노예, 토지 등은 시장에서 가격으로 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그가 살아있다면 토지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고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 방식을 지지했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추 대표는 "헨리 조지는 오히려 자본주의의 수호자였는데, (보수 진영에서) 항상 프레임을 씌우니까 그런 말을 꺼내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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