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국제마라톤대회, 삼엄한 경비속 예정대로 추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의 유명 관광지 라스베이거스에서 역대 최악의 총기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총격 용의자 스티븐 패덕(64)이 두 달 전 시카고를 범행 장소로 고려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는 8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시카고 국제 마라톤 대회 보안에 대한 우려가 한층 고조됐다.
하지만 시카고 시 당국은 철저한 대비를 다짐하며 100만 인파가 모이는 이 대회를 계획된 대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람 이매뉴얼 시장은 5일 열린 시카고 국제 마라톤 대회 사전 기자회견에서 "보안 계획을 이중, 삼중으로 확인하겠다"며 당국을 신뢰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침 이날 패덕이 범행 두 달 전인 지난 8월, 시카고에서 세계 최대 규모 록 페스티벌 롤라팔루자가 개최된 기간, 행사장이 내려다보이는 호텔 객실 2개를 예약했던 사실이 알려져 불안이 증폭됐다.
그러나 이매뉴얼 시장은 "라스베이거스 사건과 패덕의 시카고 관련 뉴스에 유념해야 하겠지만, 시카고 마라톤은 전 세계 육상선수들과 관중에게 매우 중요한 행사"라면서 "대회를 일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앤서니 리시오 시카고 경찰청 조직범죄대책국장은 "앞선 사건들을 통해 배운 바 대로 행사에 충분히 더 많은 사복경관을 배치하겠다"며 "선수들 주변, 관중들 사이, 출발선과 결승선 인근에 사복경관이 포진해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카고 응급관리국(OEMC) 테이트 네이도 국장은 시카고 마라톤 코스에 고층빌딩이 즐비한 상황에서, 라스베이거스 사건 같은 공격을 막기 위한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호텔 또는 빌딩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특이한 정황이 나타나면 보고하도록 요청했다"며 "이미 해온 일이지만 더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경찰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실실적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상세 전술까지 다 밝힐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매우 견고한 대비책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패덕은 지난 8월 3일부터 6일까지 시카고 그랜트파크에서 열린 초대형 야외 록 페스티벌 '롤라팔루자'(Lollapalooza) 기간, 행사장 건너편 '블랙스턴 호텔' 객실 2개를 8월 1일부터 6일까지, 3일부터 6일까지 각각 예약했다.
그러나 투숙일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롤라팔루자는 하루 10만 명, 나흘간 4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하는 초대형 음악축제다.
한편 세계 육상인의 축제이자 미국 3대 마라톤 대회로 손꼽히는 시카고 마라톤 대회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4만 명이 넘는 마라토너가 참여하고, 응원단과 관중을 포함하면 참여 인원은 100만 명이 넘는다.
1977년 시작된 시카고 국제 마라톤 대회는 올해로 40회를 맞는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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