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격범 동거녀 "범행 알게 할 만한 어떤 말도 못들었다"
변호인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도울 수 있는 것 돕겠다"
"폭력행사 계획 떠올릴만한 것 없어…값싼 항공티켓 사줬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 사건 범인인 스티븐 패덕(64)의 동거녀 마리루 댄리(62)가 4일(현지시간) 자발적으로 미국에 돌아왔고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참사 당시 필리핀에 머물다가 전날 밤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LAX)을 통해 입국한 댄리는 변호인이 읽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고 미 CNN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댄리의 변호사는 (댄리가) 연방수사국(FBI)과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조사할 것을 알았기 때문에 돌아왔다며 "그들(수사관계자)에게 말하길 원하며 전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변호인은 "(댄리는) 고통을 완화하고 도울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댄리는 그러나 변호인을 통해 "패덕이 어떤 것도 내게 말하지 않았고,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내가 알 수 있을 만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해 자신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댄리는 또 패덕이 자신에게 필리핀에 가서 2주 정도 넘게 가족을 만나고 오라며 싼 항공티켓을 사줬다면서 그리고 나서 자신에게 송금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상치못한 (필리핀) 여행이 기뻤지만 솔직히 걱정스러웠고 (송금받은) 그 돈은 나와 관계를 끊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댄리는 이어 "패덕이 어떤 사람들에 대한 폭력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할 만한 건 내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떠오르지 않았다"고 범행과의 관련성을 거듭 부인했다.
아시아계인 댈리는 앞서 전날 밤 휠체어로 LA 공항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FBI 수사관들이 동행했으며 조사는 LA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댄리는 애초 용의 선상에 올랐으나, 사건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범행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렇지만 총기 난사범 패덕이 범행 직후 사건 현장에서 자살한 데다 범행의 전모를 밝혀낼 단서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댄리의 증언이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호주 국적으로 알려진 댄리는 지난달 25일 홍콩으로 출국했으며, 라스베이거스 참사 당일에는 필리핀에 머물렀다.
패덕은 총기 난사 범행을 앞두고 필리핀으로 10만 달러(약 1억1천500만 원)를 송금했다.
CNN은 호주 현지언론을 인용해 "범인이 범행을 앞두고 일부러 댄리를 필리핀으로 보낸 것 같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댄리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일하면서 고액 베팅을 즐기는 패덕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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