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쿠르드지역 하늘길 차단…공항엔 외국인 출국 행렬(종합2보)
중앙정부 "독립 투표 강행에 대응"…터키 "국민 철수지원 특별기 투입할 수도"
"인도주의·군용 항공편은 계속 운항"…쿠르드계 "무차별 징벌" 비판
(이스탄불·카이로=연합뉴스) 하채림 한상용 특파원 = 이라크 쿠르드계의 분리·독립 투표 강행에 대응해 이라크 중앙정부가 이 지역 국제선 운항을 중지했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수도 아르빌과 제2도시 술라이마니야에 있는 국제공항에 29일 오후 6시(현지시간)를 기준으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됐다.
이라크 중앙정부가 모든 외국 항공사에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를 오가는 항공편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라크 당국은 인도주의 목적과 군용 항공기에는 운항을 허용했다.
터키항공, 루프트한자, 오스트리아항공은 이날 KRG 지역을 오가는 주말 항공편을 취소했다. 레바논의 국적항공사 중동항공 등 아랍권 항공사들은 앞서 운항을 중단했다.
이날 오후 이스탄불행 자그로스제트 소속 이스탄불행 항공기를 끝으로 두 공항과 외국을 연결하는 하늘길이 사실상 차단됐다.
이날 오전부터 아르빌·술라이마니야 공항에는 출국 비행기를 기다리는 외국인들로 붐볐다.
아르빌 공항의 한 관계자는 "평소보다 공항 이용객이 훨씬 더 많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장관은 "KRG 지역에서 귀국하려는 국민을 돕기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국민 철수를 위해 특별기를 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선택은 우리 국민의 몫"이라고 말해, 이번 조처가 자율 철수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라크인은 바그다드 등을 경유해 KRG 지역으로 접근할 수 있기에 당장 발이 묶이지는 않지만, 국제선 화물기 차단이 장기화 하면 경제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이라크 쿠르드계는 중앙정부의 이번 조처가 '무차별 징벌'이라고 비판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내어 "국제선 차단은 쿠르드지역 주민을 징벌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민을 위해 결정한 합헌적 조처"라고 밝혔다.
알아바디 총리는 KRG가 공항 통제권한을 중앙정부로 이양한다면 국제선 운항이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RG는 국경 통제권을 포기하라는 중앙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TV가 보도했다.
KRG 독립 투표 대응에 터키와 공조하는 이란은 이날 KRG 지역에 유화제품 수출·입을 금지했다고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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