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장 관리 지방경찰청이 담당…변호인 접견권 보장 강화
경찰개혁위 권고…'가시불청' 조건 갖춘 접견실 마련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이 일선 경찰서에 설치된 유치장 관리를 지방경찰청에 맡기고 접견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등 유치인 인권을 강화한다.
경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제 기준에 맞는 유치인 인권보장 강화 방안'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개혁위는 "감옥 인권은 한 사회의 인권수준 척도"라며 "경찰이 그간 유치인 인권보장에 노력했으나 국제사회에서 널리 인정되는 피구금자 인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권고 취지를 밝혔다.
권고안은 수사업무와 유치관리를 분리하고자 지방경찰청에 유치관리과를 신설, 일선 경찰서 유치장 관리 업무를 맡기는 방안을 담았다. 경찰청에도 수사부서가 아닌 부서 소속으로 유치관리과를 설치해 정책·예산 관련 업무를 전담시킨다.
현행 3교대인 유치인 보호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4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배치 전후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선 경찰서 유치장에는 가시불청(可視不聽, 감시할 수 있지만 들을 수 없음) 조건을 갖춘 변호인 접견실을 마련해 유치인의 변호인 접견을 배려하고, 시설 개선 전에는 이같은 조건을 갖춘 장소를 접견실로 지정해 운용한다.
유치인 안전이나 유치장 관리에 지장이 없다면 규정 시간대가 아니더라도 변호인 접견을 허용하고, 수사 방해 우려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가족·친구와 접견 역시 최대한 허용하는 방안도 권고안에 담겼다.
유치인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 혈압계, 체온계 등 장비 구비 ▲ 유치인 보호관에 대한 보건·의료·응급처치 교육 ▲ 자동심장제세동기 구비 ▲ 의료인 검진체계 마련 등 대책도 요구했다.
노후한 유치장 시설을 개선하고자 경찰이 추진 중인 '유치장 환경개선사업'은 신속히 진행하고, 사생활 보장을 위해 밀폐형 화장실 설치도 가능한 한 빨리 완료하라는 권고도 나왔다.
아울러 개혁위는 수사부서 시설이 낡고 협소한 관서가 많아 인권침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여성·아동·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특성을 고려한 조사실 설치와 의무적 영상녹화 조사대상 범위 확대 등도 권고했다.
경찰청은 "권고안 모두를 수용한다"며 "관련 법령과 훈령 제·개정 등 권고 내용을 구체화할 조치를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