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야정협의체 불참" 고수…대여강공 '마이웨이'
"정치보복·패권정치 일관하며 협치쇼"…靑 회동 혹평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정윤섭 기자 = 자유한국당은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전날 청와대 만찬회동을 혹평하면서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마이웨이' 노선을 고수한 것이다.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조속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이 협의체는 대통령의 국정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는 기구이자 여권의 패권정치를 합리화하는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 한국당이 내세운 불참의 이유다.
무엇보다 한국당 지도부는 여권이 '박근혜·이명박 정부 적폐청산'을 내세워 보수우파 지우기를 시도하는 만큼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보다는 여권에 날카로운 각을 세우는 것만이 정국 돌파의 유일한 수단이라는 판단에 따라 강경 대응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야정협의체는 본부중대와 예하중대가 같이 하면 될 일"이라며 "현 정치 상황에서 (협의체는) 보여주기식 협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협의체를 하자면서 과거 정부 10년을 적폐로 규정하고, 해방 이후 우파 활동을 모두 부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여야정 협의체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정협의체는 대통령의 실정과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전가하는 책임회피기구에 불과할 것"이라며 "국회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쇼(Show)통'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과거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을 부인한 대통령의 말씀은 사실상 궤변에 불과하다"며 "국가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부관참시하듯 보복사정으로 일관하면서 협치쇼를 하면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안보 이슈뿐만 아니라 다른 국정 현안과 관련해서도 여야정협의체가 유효한 수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여권의 경제·노동정책 수정이 선행돼야 협의체의 실질적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혁신성장의 핵심은 규제개혁과 노동개혁"이라며 "여야정협의체도 규제개혁,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처리, 노동개혁이 전제되고 난 뒤에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아울러 전날 청와대 만찬 회동에 대해서도 혹평으로 일관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을 안심시킬 실질대책 없이 한가한 '벙커 구경'으로 끝났고, 평화를 원하고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뻔하고 당연한 말의 성찬으로 끝났다"고 평가절하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밥 먹고 악수하고 헤어진 것 외에 무엇이 있는가"라고 깎아내렸고,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제1야당 없는 협치는 여당의 패권주의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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