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브렉시트가 英 도움될 가능성은 제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브렉시트) 방법론을 둘러싸고 테리사 메이 총리의 보수당 내각이 내분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인 진보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초기 브렉시트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소프트-하드' 방법론을 둘러싸고 메이 내각 각료들 간에 내분이 발생하는가 하면 영국 정계 내에서도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실제 발생하지 않을 것, 또는 영국이 결국은 유로화를 붙잡을 것(단일시장 잔류)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브렉시트 전망이 혼란스런 상황이다.
보수당 원로정치인인 마이클 헤젤타인 전 부총리는 영국이 결국 유로권에 잔류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설사 일시적으로 유로를 버리더라도 결국은 유로권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뉴욕시립대 교수인 크루그먼은 2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로 영국의 무역이 늘어날 가능성은 '제로(0)'라고 못 박았다. 그는 아울러 브렉시트로 영국인들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가설도 일축했다.
경제정책연구소(CEPR) 주관 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한 크루그먼은 영국의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탈퇴로 영국의 대외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가설은 가능성이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득이 될 것이라는 어떠한 타당성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브렉시트의 '무익'을 거듭 강조했다.
크루그먼은 지난 2008년 국제무역 패턴에 대한 분석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다수의 무역경제학자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해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이른바 자유무역경제학자(EFT)라는 소수 그룹은 브렉시트로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4% 만큼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 내각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담당 장관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미국 및 중국 등과 대규모 무역협정을 체결해 EU와의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러나 이러한 가설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지난 1973년 영국이 유럽 공동시장에 참여하면서 무역이 대폭 늘어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공동시장 참여로 수출입 분쟁의 감소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혜택들이 무역행태에 큰 영향을 미쳐왔음을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브렉시트 비용이 GDP의 2%에 달할 것이라면서 "큰 액수는 아니나 비용은 비용"이라고 덧붙였다.
런던정경대(LSE)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만약 영국이 EU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채 EU를 탈퇴할 경우 GDP의 최대 9.5%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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