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어머니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모(40)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20대부터 조현병(정신분열증)과 우울증을 앓던 이씨는 지난해 11월 약 한 달간 밥 대신 매일 소주 5병 이상을 마셨다.
이씨는 '더는 술을 마시면 안 되겠다'는 생각해 술을 끊었지만 헛것이 보이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환시·환청 망상에 시달렸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알코올 금단 섬망증(일종의 정신착란) 진단과 함께 입원 권유를 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이씨는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질렀다.
어머니에게서 "형이 집에 온다"는 말을 듣고 형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이씨는 어머니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말했다가 거절당하자 어머니까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이씨는 눈에 보이는 둔기와 흉기를 어머니에게 휘둘러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오랜 기간 자신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를 잔혹하게 살해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라며 다만 심신미약 상태를 감안해 징역 7년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형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이씨도 범행 이후 자살을 시도했다. 범행 경위와 전후 정황을 종합하면 징역 7년의 실형은 가볍지 않다"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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