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선서 보수 집권당 과반실패…제3당이 '총리 메이커'
9년 집권 국민당, 과반에 3석 부족…제3당, 여야 구애받아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23일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9년간 집권해온 보수 성향의 국민당이 승리했으나 과반 의석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은 반이민 및 보호주의 정책을 앞세운 제3당 '뉴질랜드 제일'(New Zealand First)당의 지지를 얻어야 정부 구성이 가능하게 됐다.
24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총선 개표 결과 2008년 이후 집권해온 국민당이 46%의 지지를 얻어 제1당이 됐다. 이어 주요 야당인 노동당이 35.8%, 뉴질랜드제일당이 7.5%, 녹색당이 5.9%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의석 120석 중 국민당은 58석을 차지해 이전보다 3석이 줄면서 과반 의석에도 3석이 모자랐다. 노동당은 13석이 늘어 45석, 뉴질랜드제일당 9석, 녹색당 7석, 액트(ACT)당이 1석을 각각 차지했다. 뉴질랜드제일당과 녹색당은 서로 자리바꿈을 했다.
결국, 집권 국민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 모두 과반 의석에 실패해 양측 모두 뉴질랜드제일당의 결정에 따라 연립정부를 구성할 권한을 갖게 됐다. 노동당의 경우 이미 녹색당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상태다.
뉴질랜드 언론과 전문가들은 제1당인 국민당이 연정을 구성하게 될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으나 노동당도 아직은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당 대표인 빌 잉글리시 총리는 "수일 안으로 뉴질랜드제일당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공통점을 찾아 연립정부 구성의 임무를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노동당의 재신더 아던 대표는 거의 10%나 뒤지는 지지율 격차에도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며 뉴질랜드제일당과 연정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동당은 특히 반이민 및 보호주의 등 일부 정책에 관해서는 뉴질랜드제일당과 뜻을 같이하는 만큼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반이민 정책에 관해서는 녹색당과 뉴질랜드제일당이 판이한 입장인 만큼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뉴질랜드제일당은 서둘러 결정을 내리지 않겠다며 킹메이커 지위를 한껏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정부 구성에는 자칫 수 주도 걸릴 수 있다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제일당의 윈스턴 피터스 대표는 "당내 의견을 먼저 수렴하겠다"며 아직 국민당이나 노동당으로부터 접촉 제안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피터스 대표는 또 일부 국가에서는 선거 결과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경우 정부 구성에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외거주자와 부재자의 표를 포함한 최종 개표 결과는 다음 달 7일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거주자와 부재자 표는 지난 2014년 선거의 경우 전체 투표자의 12%에 달해 선거 결과에 일부 변화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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