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타펜코 열풍'…샤라포바 이후 13년 만에 테니스 최다관중
결승전 9천여명 입장 '테니스 인기 살아있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앉아 주세요, 빨리빨리."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 달러) 결승이 열린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결승전 주심을 맡은 카데르 누니(프랑스) 심판이 한국말로 여러 차례 이렇게 얘기해야 했다.
코트 체인지가 이뤄지는 약 1분의 시간 동안 관중 입장이 허용되는데 이들이 빈자리를 찾아 앉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프랑스어 억양이 섞인 한국어로 빠른 관중석 정돈을 요청한 것이다.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 옐레나 오스타펜코(10위·라트비아)가 국내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날 올림픽공원 센터 코트에는 9천여 관중이 가득 찼다.
대각선 쪽에 있는 양쪽 전광판 뒤편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사석이 됐고 그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에서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맨 위에서는 서서 보는 팬들도 종종 눈에 띌 정도였다.
코리아오픈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센터 코트에 만석이 되면 1만 500명"이라며 "1986년 아시안게임 결승, 1988년 올림픽 결승과 코리아오픈 1회 대회가 열린 2004년 대회에 이어 네 번째 만원"이라고 발표했다.
2004년 제1회 코리아오픈에는 그해 윔블던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당시 17세 신예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출전해 팬들의 엄청난 관심이 쏠렸다.
당시 결승전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팬이 들어찼고 이날 13년 만에 다시 코리아오픈에서 '만원사례'가 내걸렸다.
이번 대회에는 올해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오스타펜코가 흥행에 '일등공신'이 됐다.
올해 20살인 오스타펜코는 귀염성 있는 외모에 특유의 화끈한 공격적인 스타일을 겸비해 프랑스오픈 우승과 함께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주목을 받은 선수다.
이 대회에는 오스타펜코 외에 올해 US오픈 챔피언 슬론 스티븐스(17위·미국), '미녀 스타'로 유명한 유지니 부샤드(87위·캐나다) 등도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두 선수가 막판에 불참을 통보해 아쉬움을 남겼다.
만일 스티븐스와 부샤드까지 예정대로 이번 대회에 왔더라면 말 그대로 '흥행 대박'이 날 뻔했다.
비록 스티븐스와 부샤드는 오지 않았지만 한나래(274위·인천시청)가 1회전에서 3번 시드 크리스티나 플리스코바(42위·체코)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고, 오스타펜코 외에도 소라나 크르스테아(52위·루마니아), 루크시카 쿰쿰(155위·태국), 프리실라 혼(308위·호주) 등의 선수들이 코트 안팎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올해 코리아오픈은 성황리에 막을 내리게 됐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