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바스병원 회생계획 인가…호텔롯데가 경영(종합)
"의료법·외국인투자기업 금지행위 등 위반 아니다"
호텔롯데, 이사회 추천 권한 보유…"재활병원 발전에 기여"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법원이 경영난으로 회생 절차를 진행한 경기 성남 보바스기념병원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서울회생법원 13부(이진웅 부장판사)는 21일 보바스기념병원 운영주체인 늘푸른의료재단의 회생계획안에 대한 인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재단 이사회의 이사 추천권을 보유한 호텔롯데가 사실상 보바스병원을 경영하게 됐다.
보바스병원은 2006년 영국 보바스재단으로부터 명칭을 받아 재활요양병원으로 개원했지만, 경영난으로 2015년 9월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600억 원을 무상출연하고 2천300억 원을 대여하는 계약을 통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의료법인 운영에 기업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료법 위반 등의 논란이 있었다.
당시 호텔롯데는 투자 조건으로 재단으로부터 이사회 추천 권한을 받기로 했다.
재단 이사회는 5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호텔롯데 측이 5명을 모두 추천할 수 있지만 최종 결정은 법원이 내리게 된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가 추천한 후보 1명의 선임은 보장된다.
재판부는 "의료법은 의료기관 개설 주체를 의사·의료법인·비영리법인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무상출연자(호텔롯데)가 채무자(늘푸른의료재단)의 임원을 추천할 권한을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기관 개설·운영의 주체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외국인 투자기업인 호텔롯데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는 현행법에 대해서도 "호텔롯데가 맺은 계약은 출연자 내지 채권자로서 의료법인의 임원 추천권을 갖는 결과"라며 "이를 호텔롯데가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경기 성남시가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는 견해를 표명한 데 대해서도 "성남시장의 의견은 채무자를 감독하려는 주무관청으로서의 견해"라며 "그 의견이 이 사건 회생계획안의 인가요건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앞서 성남시는 의료법인의 기본재산 처분을 수반하는 경우 주무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법인의 자산평가액을 초과한 과도한 자금대여와 이에 따른 과도한 부채비율이 적정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한편 호텔롯데 측은 서비스업과 재단 운영 노하우 등을 접목해 보바스기념병원을 세계 최고수준의 재활병원으로 발전시키고 병원 내 어린이재활병원 인프라를 통해 소외계층 및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봉사와 지원활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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