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자꾸만 조는 아이 '수면장애' 의심해야"
삼성서울병원 133명 분석결과…"57%가 기면증 진단"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아이들이 낮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해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다면 수면장애일 수도 있는 만큼 전문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이지훈 교수, 이지원 임상강사)·신경과(주은연 교수) 공동 연구팀은 낮 동안 과다졸음을 이유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 중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133명을 분석한 결과 수면장애와의 상관성이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과 호흡'(Sleep and Breathing) 최근호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 낮에 과다졸음 증상을 보인 청소년의 평균 나이는 15.3세였다. 이들 청소년은 주중 기준으로 대개 밤 11시 44분께 잠이 들어 아침 7시 20분께 기상했으며,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였다.
연구팀은 수면다원검사와 다중입면잠복기검사 등으로 수면장애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우울감도 함께 살폈다.
이 결과 밤에 충분한 수면에도 청소년들이 낮에 졸거나 잠에 빠져드는 데는 기면증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133명 중 절반이 넘는 78명(58.6%)이 기면증으로 진단됐다.
기면증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중추 신경계의 부분적인 장애가 원인이다. 최근에는 뇌에 있는 '하이포크레틴'이라는 단백질 부족이 새로운 발생 원인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낮 동안 과다졸음은 우울감으로 이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102명 중 53명(52%)이 우울감을 호소했다. 특히 우울감을 호소하는 청소년 중 73.6%(39명)는 우울감 정도가 중등도 이상이어서 심각성을 더했다.
이지훈 교수는 "아이들이 한창 활동할 시간에 과도하게 잠에 빠지는 것은 수면장애일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학습장애나 문제행동, 기분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딱히 수면시간이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도 낮 동안 잠을 이기지 못한다면 수면장애 가능성이 큰 만큼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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