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서울대병원 750억투자…사업정상화 속도(종합)
과기부 등 6개 기관 협력 양해각서…2021년 암환자 치료 추진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도 민간분담금 75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표류 중인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에 서울대병원이 참여한다.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탄소 입자를 빛의 속도로 올려 암세포만 파괴하고 치료시간이 30분으로 짧은 장점 때문에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서울대병원이 사업주관 기관으로 나서게 되면 부산 기장군에 들어서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가 당초 계획보다 4년 늦어진 2021년부터 암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장군은 2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회의실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대병원, 부산시, 기장군, 한국원자력의학원, 한국연구재단 등 6개 기관과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사업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분담금 750억원을 투입, 중입자치료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일을 맡는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25일 부산에서 유영민 장관 주재로 부산시장, 서울대병원장 등 관계기관장과 사업추진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한다.
2010년 시작된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은 1천950억원(국비 700억원, 지방비 500억원, 원자력의학원 750억원)을 투입해 2017년부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인근에 있는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암 치료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업주관 기관인 한국원자력의학원이 한 푼도 마련하지 못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2016년 5월 지하 2층, 지상 2층, 전체 면적 1만2천879㎡ 규모의 치료센터 건물이 완공됐으나 핵심 시설인 중입자가속기는 발주도 못 한 상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지난 3월 공모를 거쳐 750억원을 부담할 사업자로 서울대병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대병원은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이 적자가 예상됨에 따라 초기 운영비 일부를 정부가 별도 지원하는 등 세부 조건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를 해왔으나 이날 협약체결에서 세부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병원이 올해중 중입자가속기 치료장비 발주를 하면 빨라야 2021년 하반기부터 암환자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사업주관 기관이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하는 세부 협의가 남아 있고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에 지역 의료계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면서 사업 정상화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협약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윤상직(부산 기장) 의원은 "기존 방사선 치료에 사용되는 X-선이나 감마선과 달리 정상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고 정확히 종양만 제거하는 최고의 암 치료기를 구축하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이 조속히 추진돼 기장군이 동북아 의료관광 허브로 도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중입자가속기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한 기관 간 협조체계가 구축된 것에 대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은 중입자가속기 사업이 조속히 정상 추진되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상용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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