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생명연 연구팀 "암 백신 개발에 기여"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우리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그리고 암세포 등 병든 세포를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T세포의 일부는 기억 T세포로 분화되는데, 기억 T세포는 한번 만난 병원균을 기억해 다음에 다시 만났을 때 이 병원균을 없애는 등 더 강하고 빠른 면역반응을 나타낸다.
하지만 만성 감염성 질환자나 암 환자에서는 이런 기억 T세포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난치성 감염병 백신, 항암 면역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기억 T세포의 분화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하상준 교수·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태돈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마이크로RNA-150'이 기억 T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음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마이크로RNA(miRNA)는 세포 내 아주 작은 생체물질로, 유전자가 과도하거나 부족하게 발현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마이크로 RNA-150이 기억 T세포 형성에 필요한 유전자를 발현하게 하는 전사인자인 'Foxo1' 단백질 발현을 억제해 기억 T세포로 분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 마이크로RNA-150이 결핍된 생쥐에 바이러스를 감염시키자 정상 생쥐에 비해 기억 T세포로의 분화가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Foxo1 단백질이 과발현된 T세포에서도 기억 T세포의 분화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마이크로 RNA-150이 결핍된 기억 T세포를 생쥐에 이식하면, 이미 노출된 적이 있는 항원을 가진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암세포의 증식이 강하게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준 교수는 "C형 간염, 에이즈, 결핵 등 감염성 질환에 대한 예방 백신과 항암 백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지난 12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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