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공주의료원 활용 방안 놓고 시-의회 '대립각'
시 "평생학습관·문화공간 마련" vs 의회 "단순 전시시설 전락 우려"
(공주=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옛 공주의료원 활용 방안을 놓고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평생학습관과 문화공간 마련을 골자로 한 시의 구상과 단순 전시성 시설로 그칠 우려를 제기하는 시의회 간 의견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19일 공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공주의료원은 지난해 10월 웅진로 인근 원도심에서 무령로로 신축 이전했다.
시는 옛 공주의료원을 단장해 평생학습관과 고용·복지+센터, 행정 역사관 등을 입주할 계획을 세웠다. 일부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올해 초 추경예산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위한 사업비 32억원을 확보해 추진하던 사업은 그러나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9일 열린 공주시의회 제19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관련 예산 22억2천200만원이 삭감 의결되면서다.
전날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된 안건인 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게 공주시의 반응이다.
'평생학습도시 사업 차질' 등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잇달아 만들어 배포하는 등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우리 시에서 평생학습관은 평생교육을 총괄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될 중요한 곳"이라며 "의회의 추경예산 삭감 결정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심도 있는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른 3명의 의원과 함께 수정예산안을 발의한 김영미 시의원은 "공주시 역사와 전통에 관련한 사업인 만큼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평생학습관 설립안은) 평생학습 조례 개정안이 행정복지위원회에서 보류된 만큼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단순한 전시교육 기관 입주에 불과해 선심성으로 그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옛 공주의료원 리모델링 사업은 자유한국당 소속인 오시덕 시장 공약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현 시의회에서는 충분한 설득력을 담보하지 못하면 사업이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어쨌든 당장은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합리적으로 양쪽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